지방직 공무원 채용을 위한 8·9급 공채 필기시험이 13일 전국에서 실시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만3천211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 총 24만531명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각각 4천978명과 1천461명을 선발할 예정인데, 4만2천261명과 1만1천375명이 응시 원서를 냈다. 이번 시험이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건 크게 두 가지다. 올해부터는 인사혁신처 주관하에 전국 17개 시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문제 출제, 정답 확정, 시험지 인쇄·운송이 인사처로 단일화됐다. 이로써 지자체들은 중복 출제에 따른 행정적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반면 수험생들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 시도에서 같은 날 시험이 진행되는 관계로 사실상 복수지원이 불가능해졌다. 달라진 또 하나는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시험이 치러지게 됐다는 점이다. 상황이 너무나 안 좋다. 부천 물류센터, 탁구장, 방문판매, 교회 소규모 모임을 고리로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 경로도 확실치 않아 방역 사각지대가 급속히 늘어나는 형국이다. 게다가 이번 주는 학생들의 등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방역의 중대 고비인 시기다.

행안부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지방공무원 신규임용시험 관리지침을 전국 지자체에 이미 공지했다"고 밝혔다. 고사장별로 방역 담당관 등 10여 명을 배치해 발열 체크와 출입구 단일화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난 응시자는 예비시험실에서 별도로 시험을 보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시험실 내 응시자 수도 30명에서 15~25명으로 줄여 응시자 간격이 1.5m 이상 되게 하고, 시험 시간에는 마스크를 착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 발열 체크만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를 완벽하게 걸러낼 수 없다. 최근 군 가산복무 장교 선발 필기시험을 치른 한 응시자도 발열 체크에서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확진자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시험장까지의 경로도 현재로선 무방비 상태처럼 보인다. 수험생들이 이동하는 교통 수단은 물론 (전입신고와 실거주지가 다른 경우) 그들이 거치는 숙박·식당까지 방역 대상을 확대해야 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 어느 정부 관계자의 말처럼 ‘과잉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상상 가능한 모든 조치가 이뤄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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