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한 고등학생이 받은 은혜를 갚는다며 기부금을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7일 경안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주고등학교 1학년 유재건 학생의 아버지 유창성 씨가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아들을 대신해 기부금 50만 원을 기탁했다.

유 씨가 내민 2개의 봉투에는 ‘홀몸어르신들 한 끼 식사 지원 30만 원’, ‘저소득층 학생 10만 원씩 2명, 20만 원’이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유 군은 자신이 받은 장학금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며 아버지를 통해 전달했다. 법정 한부모가정 대상자로 자라온 유 군이 그동안 받은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다.

유 군은 광주고를 수석 입학할 만큼 학업성적이 좋고,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학습 지도를 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군은 "어려울 때 경안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제는 조금이나마 내가 받은 온정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며 "홀몸어르신에게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나처럼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정복지센터는 유 군의 뜻에 따라 홀몸노인 30명에게 초복날을 위한 삼계탕을 구매해 배달할 예정이다. 또 한부모가정 자녀 중 고교생 2명에게 10만 원씩의 생계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윤희 경안동장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다른 분들의 힘겨움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줘서 감사하다"며 "어려운 분들에게 큰 힘이 되도록 유 군의 소중한 뜻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박청교 기자 pc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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