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개최지인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은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6천900야드가 넘는 전장에 깊은 러프, 빠르고 단단한 그린으로 버디는커녕 파세이브도 힘겨운 난코스다.

그러나 18일 대회 1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버디 8개를 잡아내 6언더파 66타를 친 이민영(28)은 "연습 라운드 때보다 코스가 더 쉬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1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24명뿐이었지만 이날은 50명이 넘었다. 이유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그린이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4언더파 68타를 친 임희정은 "그린이 공을 잘 받아줬다"고 말했다. 그린에 떨어진 공이 심하게 구르거나 튀지 않는다는 뜻이다.

러프도 선수들이 걱정했던 만큼은 깊고 질기지 않았다. 길이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짧았지만, 밀도가 낮아 공이 잠기거나 클럽이 빠지지 않는 정도는 아니었다. SBS골프 김재열 해설위원은 "그린이 부드럽고 러프 길이만 길 뿐 질기지 않아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홀은 티박스를 앞으로 빼놔 선수들은 전장이 다소 줄어든 느낌도 받았다. 핀 위치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그린이 단단해지고 빨라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첫날과 둘째 날은 경기 진행이 늦어지지 않도록 핀과 티박스 위치를 조정해 코스 난도를 낮춘다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안다. 3·4라운드는 또 바람이 강해지는 오후에 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임희정은 "코스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곳은 한 가지라도 잘 못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곳이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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