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98분 / 드라마 / 15세 관람가

"모든 것이 단절된 채 고립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살아있다’는 인터넷,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통신수단이 끊긴 채 아파트에 남겨진 ‘준우(유아인 분)’와 ‘유빈(박신혜)’이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트리머이자 FPS 게이머인 준우는 부모가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혼자 집에 남겨지게 된다. 

 준우는 여느 날과 똑같이 해가 뜬 지 한참이나 지난 오전 10시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게임의 세계로 들어간다. 컴퓨터 앞에 앉은 준우는 갑작스러운 굉음에 창밖을 보게 된다. 밖에는 미쳐 버린 몰골을 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사람을 물어뜯는 끔찍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족 없이 홀로 집을 지켜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준우가 사는 아파트는 원인 불명 증세의 식인 좀비 떼로 아수라장이 됐다.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 창구인 TV 뉴스에서는 일주일, 20일이 지나도 그저 집에만 있으라는 반복된 소식만 전한다. 인터넷과 전화는 모두 끊겨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수도 없는 지경에 놓였다. 

 가족의 생사 여부도 모른 채 혼자 남겨진 준우는 자신을 감싸고 도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하려 한다. 그때 아파트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생존자 유빈과 연락이 닿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구조를 위해 필사적으로 합심한다.

 이 영화는 기존의 좀비물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을 좀비로 변화시킨 원인인 바이러스를 찾지 않는다. 단, 고립된 상황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극한의 공포와 외로움 등에 집중한다. 완벽한 단절로 인해 혼자가 된 인간이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해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복도식 아파트를 비롯해 지하 주차장, 옥상 등이 좀비 떼의 출몰지로 그려지며 쫓고 쫓기는 추격의 묘미를 끌어올린다. 메가폰을 잡은 조일형 감독은 이 영화를 ‘갇힌 공간에서의 사람들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고립 속에서 희망을 찾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영화 같은 현실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위안을 준다. 영화 ‘#살아있다’는 24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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