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언론인
김명용 언론인

올 여름 시즌은 코로나 2차 확산 우려에 역대급 폭염이 예보돼 한층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북한의 예기치 않은 군사도발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신경이 곤두선다. 그런데다 우리의 경제 불황은 여전하다. 정부는 온갖 대책을 내놓았으나 백약이 무약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자 기존 경제 대책은 차순위로 밀리며 허둥댔다. 경제 성장률은 한 자리 숫자 아래로 곤두박질쳤고 급기야는 긴급재난 지원금이라는 대책까지 나왔다. 실업자는 넘쳐 나고 소상공인은 거리로 대중소기업은 셧다운 됐다. 수출 의존형인 우리 경제는 앞이 캄캄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6월 들어 점차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4∼5월까지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1% 23.7% 감소했으나 6월 들어 1~10일 수출이 20.2%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력 수출 품목인 승용차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등은 여전히 부진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수출 부진 만회를 위해 해외 수주 노력을 통해 300억 달러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 살리기에 총력을 쏟아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5월 비상경제 회의에서 100조 원 이상 기업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중 29조 원은 중소 중견 기업들에 싼 이자로 긴급 대출해 주고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에는 보증까지 서 주기로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정부의 대책은 무늬만이라고 지적한다. 은행에 가도 담보를 요구하고 있고 담보를 내 놔도 기존 대출이 있으면 추가 대출을 꺼리고 있다. 이런 식이면 중소기업들의 부도 쓰나미 현상이 올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 6개월간 대출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은행 지점 등은 이를 모른 척하고 안내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은행 등의 이런 고자세로 소상공인 대상 1차 정책자금 대출은 75%선 중소 중견기업 정책자금은 50%선 소진에 그치고 있다. 

그래서 정부 정책 따로 은행 따로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금융회사의 어려움도 없지 않다. 혹시라도 부실 대출이 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며 그럴 경우 금융기관의 신용 문제가 제기돼 데미지를 입을 부담이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정부는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금융기관에 제시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긴급 경영지원금과 고용유지 지원금 등의 활용을 생각할 수 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코로나19 위기를 못 이겨 기업이 도산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의 정책을 보면 기업경영을 흔드는 법안을 계속 쏟아내 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법무부는 대주주의 경영권 행사를 제한한 상법개정안을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감시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나란히 입법 예고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달 29일부터 노조권한을 강화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 추진에 나섰다. 이 법안들은 지난 국회 때 모두 폐기된 것들이다. 그런데 21대 국회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176석의 거대 여당이 되자 수적 우위를 무기로 9월 정기 국회 때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부의 이 정책에 신규 투자를 하려던 기업도 움츠러들고 있다. 재계는 한마디로 충격적이라고 말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생존 위협마저 받고 있는 위기 속에 기업 옥죄기 법안을 쏟아내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부는 U턴하는 기업에 150억 원, 200억 원을 주겠다고 프리미엄을 제시하고 있으나 기업 옥죄기 상황에 U턴할 기업이 있겠느냐고 말한다. 울산에 있는 대우버스는 이를 외면한 채 베트남으로, LG전자 구미에 있는 TV 생산 공장도 생산시설을 인도네시아로 각각 옮기기로 했다. 최근 북한은 우리 측에 위협 공갈을 넘어 군사 도발 위협까지 내뱉고 있다. 16일에는 남북 화해 상징인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청와대는 16일 새벽 정의용 안보실장 주제로 긴급 NSC 화상 상임위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는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다. 이를 전후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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