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한반도에 또 다른 시련을 겪게 한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남과 북으로 분단된 이후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은 한반도 한민족에게 비극적인 상흔을 남겼고, 70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고 휴전상태로 38선을 마주한 채 여전히 대치하고 있다. 

 남한은 3년여에 걸친 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속의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고 민주화를 일궈냈지만 여전히 북의 도발 위협에 놓여 있다. 그동안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남북 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단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남북은 서로를 적이라 여기며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북한은 남한을 협상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고, 남북통신선을 차단해버리는가 하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 간 합의 사항들을 하나하나씩 무효화시켜 나가고 있다. 

 20년 전 성사된 6·15공동선언에 이은 2018년의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는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만들어갈 수 있는 근거와 계기가 됐지만, 대북전단을 핑계로 20년간 쌓아온 남북 간 협력과 화해 상징들은 하나둘 폐쇄되고, 끊겨 나가고 있어 오늘의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생각이겠지만, 군사도발을 예고하는 등 지금 북이 보이는 행태를 보면 그리 녹록하게 대할 일이 아닌 듯하다. 따라서 북의 위협 증대에 정부를 중심으로 초당적으로 대응하고, 군사적 도발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해 국가안보를 튼튼이 해야 한다.

 남북한의 대립과 긴장, 갈등 조장은 남북한 모두에게 피해를 줄 뿐이다. 더 이상 상호 대립이나 갈등으로 인해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어렵게 만들어 낸 모든 선언들과 합의사항들을 파기해선 결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은 서로 간에 쌓인 불신과 적대감정을 청산하고 상호 교류를 통한 경제교역 및 민간 왕래 활성화, 남북한 평화체제 정착 및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 길만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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