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셸리 케이건 / 안타레스 / 1만9천800원

‘죽음’의 철학자 셸리 케이건 예일대학교 교수가 8년 만에 돌아왔다. 전작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를 통해 ‘죽음의 본질’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그가 이번에는 동물윤리 한복판에 뛰어들어 ‘동물의 삶’과 ‘인간의 자격’을 역설한다. 

 이 책은 케이건 교수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우에히로 실천윤리센터((Uehiro Centre for Practical Ethics)의 초청을 받아 진행한 특별 강좌를 재구성한 것으로, ‘동물윤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그리고 윤리적 ‘공존’ 등에 관해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과 윤리적 양심을 일깨우는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신념과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이성과 논리로만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를 파헤쳐 간다. 

 그는 "처음부터 도덕적 입장을 가진 존재는 마땅히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하지만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개체가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다"라는 자신의 확고한 관점을 드러냈다. 사람의 도덕적 지위는 동물보다 월등히 높으며, 동물들 사이에서도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어떠한 동물도 인간과 토론할 수 없으며, 스스로를 대변할 수도 없다는 측면을 강조한 이른바 ‘계층적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동물윤리 분야의 주류가 아니다. 오늘날 동물윤리를 지배하는 철학적 관점은 사람과 동물을 동등한 존재로 보는 단일주의 입장이다.

 케이건 교수는 이런 단일주의를 배격하지 못하면 동물윤리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뿐이라고 강조한다. 한쪽에서는 동물을 하염없이 배려하고 한쪽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학대하는 모순된 현실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는 단일주의가 의무론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지와 동물에게 의무론적 권리를 부여하려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등을 집요할 정도로 꼼꼼히 논증한다.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읽힌다. 하나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윤리적 공존’을 모색하는 작업이며, 다른 하나는 지구상에 가장 월등한 존재로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다. 

 오늘날 동물윤리 분야의 지배적 견해에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펴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가?’를 곱씹게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하는 손주의 기도
김완수 / 사무엘출판사 / 1만1천500원

인천문인협회 감사를 맡고 있는 김완수 시인이 신작 「손주의 기도」를 출간했다.

 오늘날은 다수의 부부들이 맞벌이를 하는 시대로, 그들이 직장에 간 낮시간에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손주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이 책은 손주와 함께 기도하며 손주가 어린 나이부터 기도를 생활화하고 신앙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도문들이다. 

 이 책은 손주가 지루하지 않게 따라서 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어휘와 간단한 문장으로 구성됐다.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소재를 표현하면서 감사·구원·회개·믿음·소망 등 기도의 핵심적 내용을 골고루 담았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한 문장씩 천천히 읽어 주고 손주가 따라서 하며 기도를 마무리하면 된다. 기도문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같은 기도문을 몇 번씩 반복해도 좋다. 나중에 복습할 때는 읽어 주는 횟수를 점점 줄이고 손주가 혼자서 읽도록 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이은숙 / 미다스북스 / 1만5천 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자존감 향상 지침서가 나왔다. 관계는 모두의 고민이다. 5살 유치원 다니는 어린이도, 80살 먹은 할아버지도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다.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이 사회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관계가 어렵기만 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막연히 떠나고 싶고 혼자 있고 싶다. 저자의 답은 ‘나를 삶의 중심에 세우기’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자신을 보는 시선은 많아진다.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직장동료, SNS상의 지인, 예전이라면 연락도 닿지 않았을 먼 사람들까지와도 관계를 맺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눈치를 많이 본다. 나의 선택과 선호는 뒷전이고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미룬다.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삶을 살았던 저자의 과거 이야기와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할까?’라는 질문으로 변해 가는 모습,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은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그냥 내 삶의 이야기"라며 "책 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을 더 사랑하며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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