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련 행사가 취소된 가운데 국가유공자들의 정신을 기리는 현충시설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내에 116개의 국가수호시설이 지정·운영 중에 있으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당수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한 예로 수원시 창훈사거리에 위치한 ‘창훈대’ 통일기념비는 곳곳에 금이 간 채 깨져 있었고, 소개 안내판은 글씨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는 상태였으며 기념비 틈 사이사이에는 잡초들이 무성해 기념비문을 가리는 등 미관마저 훼손되면서 설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었다. 

 이에 더해 국가보훈처가 운영하는 ‘현충시설 정보서비스’ 사이트 관리도 엉망이다. 안양시에 설치된 ‘한국전쟁 참전 공적비’는 지난해 초 이전됐음에도 불구, 처음 설치됐던 장소로 안내되는가 하면, 군포시에 위치한 ‘육탄 이희복 용사 동상’의 관리주체로 등록된 군포시재향군인회는 사이트 내에 명시된 번호로 전화를 걸자 한 인터넷 쇼핑몰로 연결됐다. 이처럼 사이트 내 소개된 주소와 연락처가 틀리다 보니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충시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헛걸음하기 일쑤여서 불만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시설을 관리 감독하는 지방 자치단체 및 국가보훈처는 현충시설 소개 사이트 오류를 즉시 바로잡고, 훼손된 시설물은 예산 책정에 따른 어려움도 있겠지만 빠른 시일 내 보수에 나서주기 바란다. 현충시설의 의미는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국가를 위한 공헌과 희생정신이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 정립을 통해 우리 사회 보훈문화 진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현충시설은 새로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설치돼 있는 시설이 훼손된 채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으로 쌓아온 우리 역사는 국민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국가보훈처와 지자체는 독립유공자, 참전유공자 등과 같이 국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하신 분들의 공훈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에게 나라사랑과 보훈정신을 고취 계승할 수 있도록 현충시설 활용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다각도에서 진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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