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한 야산 중턱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아래)가 철거돼있다. 위 사진은 전날 같은 곳에서 관측된 대남 확성기 모습. /사진 = 연합뉴스
24일 오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한 야산 중턱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아래)가 철거돼있다. 위 사진은 전날 같은 곳에서 관측된 대남 확성기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함에 따라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인해 고조됐던 남북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2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

중앙통신은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지난 16일 공개보도에서 ‘남북 합의된 비무장화된 지대’의 군부대 진출과 대남전단 살포 협조 문제를 관련 부서들로부터 접수했다며 이에 대한 군사행동계획을 작성해 당 중앙군사위의 승인을 받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보류 지시가 이뤄지면서 최근 포착됐던 북한의 대남 군사 동향에도 변화의 모습이 나타났다.

21일부터 북한이 최전방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 재설치 작업을 실시, 최소 30여 곳의 확성기를 재설치했지만 24일 오전부터 철거를 시작해 대부분의 확성기를 철거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정부 소식통은 밝혔다.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내 ‘잠복호’(민경초소)에 진출했던 북한군 병사들도 대부분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고 최전방 일부 지역에서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파주 민통선 등 도내 접경지역의 주민들도 안도의 목소리를 냈다.

파주시 한 주민은 "남북관계 긴장이 높아져 주민들이 큰 걱정을 하고 있었다"며 "재설치한 확성기를 철거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민들도 다소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남북 긴장의 요소로 작용했던 탈북인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도내 5개 시·군을 위험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살포행위를 차단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북측이 군사 조치를 보류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민족으로 상호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남북이 대립과 갈등,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우리 모두를 절망케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정부의 평화에 대한 노력과 인내심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접경지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