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인천 서구 예산 중 무려 절반이 집중된 곳, 바로 복지다. 매년 예산을 정할 때마다 가장 크게 늘어나고, 새로운 변화가 실행되는 분야 역시 복지다. 그럼에도 복지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개선에 대한 목소리 역시 끊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야 하는 것이다. 인천 서구는 민선 7기 들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행복한 ‘으뜸 복지도시’를 목표로 달려왔다. 따뜻하면서도 촘촘한 복지를 이루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기존에 행해졌던 수동적이고 비용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선제적이면서도 ‘효율’과 ‘창출’을 이끌어내는 복지 틀을 만들고자 했다. 

복지 사각지대를 구석구석 발굴하는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와 핀셋형 처방으로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생산적 복지’가 그 틀의 핵심이다. 먼저 ‘찾아가는 행복 플러스 사업’을 통해 관내 취약계층 및 위기가정 발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관내 동별 행정복지센터에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신설, 현재까지 3개 동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했다. 올해 하반기 3개 동, 내년에 7개 동, 내후년에 9개 동으로 확대해 22개 동 전체에 복지 인프라를 빈틈 없이 채워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보 취득이 어렵고 이웃 간 교류가 없어 방치되기 쉬운 취약계층 및 위기가정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고자 지난해 6월 1천700여 명에 달하는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을 공식 발대했다. 

애로사항을 면밀히 파악해 사례별 심층 지원을 시의적절하게 연계하는 것 역시 이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다. 나 역시 현장에서 다양한 사례를 보고 들으며 단편 일률적인 지원만으로는 사례자들의 복지욕구를 풀어내기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비용과 물품 지원 외에 영향력이 크든 작든 무언가를 생산하고 창조하는 일이 주어져야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타인들과의 만남 또한 사회성을 키우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인간은 누군가와 연결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야 살 수 있는 관계적 존재이기에 더욱 그렇다. 

서구도 이 부분에 착안해 맞춤형 일자리에 기반한 생산적 복지에 힘쓰고 있다. 구정 전 영역을 연계해 ‘이런 일자리도?’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하고 합리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뒷골목 쓰레기 ZERO화’를 위해 동네 청소와 일자리를 연계한 ‘클린서구 서포터스’가 대표적인 예다. 무단투기 취약지역을 지도 및 단속하고, 생활폐기물 배출 방법도 홍보한다. 지역자활센터 역시 단순히 돌보는 역할이 아닌 근로 능력과 의지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작업장에서는 일반 공장 못지 않게 분주한 손놀림이 이어지고, 수익도 꾸준히 발생한다. 무엇보다 이용자분들이 일하는 즐거움을 통해 삶에 자신감을 얻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산적 복지의 참의미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요즘 화두로 떠오른 50플러스(+) 세대 즉, 신중년은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하며 쌓아온 근성과 경험치를 적극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사업과 경력형 일자리사업을 지원한다. 제2의 일자리로 인생 이모작을 돕는 것이다. 어르신이 어르신을 돌보는 활동의 경우, 일자리를 매개체로 복지 수혜자가 또 다른 복지 수혜자와 연결되기도 한다. 선순환 복지인 셈이다. 청년 복지도 수당 지급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특유의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에 힘쓴다. 이를 위해 청년 창업공간 4개소를 새로 마련했고, 지난해 설립한 사회적경제마을지원센터 활성화 대책도 꾸준히 세워 나가는 중이다. 

‘청라 로봇·드론산업 육성 프로젝트’와도 연계해 청년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 서구 특화사업도 힘 있게 추진하려고 한다. ‘건강한 구성원’이 모여 있는 활력 넘치는 지역사회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생산적 복지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 성공을 가늠할 열쇠는 다름 아닌 맞춤형 일자리에 있다. 주민 한 분 한 분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 흘린 땀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생산적 복지가 가져오는 사람 사는 세상이자 행복한 변화다. 모두가 웃으며 일하는, 좋은 일자리에 기반한 서구형 생산적 복지가 행복의 결실을 맺길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