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비대면 문화 속도가 인위적으로 빨라지게 됐다. 사람을 통해 전염이 이뤄지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문화가 필연적인 상황이 됐고 그에 따라 비대면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일이 불과 반년 사이에 자연스럽게 일상이 돼 가는 모습이다.

패스트푸드나 카페에서 사람이 아닌 키오스크(Kiosk)를 통해 주문과 결제하는 문화가 크게 확산되는가 하면 일부 음식점에서는 AI나 IOT를 기반으로 하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음식을 서빙하는 모습까지도 등장했다. 이처럼 급속도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일이 발생되면서 우리가 준비해왔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혁도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기회이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됐다. 특히 아직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노동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에서 비롯한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상실될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득이한 비대면 사회 속에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사회에서는 로봇이 가진 효율성, 편이성 등이 우선되면서 노동에 담겨 있는 철학이나 인간의 존엄성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많은 이들이 경제 위축에 맞물려 로봇의 조기 시장 진출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인간이 해야 할 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에 대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불 지펴지고 있다. 반대로 로봇세가 혁신과 변화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반년 이상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재로서는 로봇세에 대한 찬반 논쟁은 시대착오적 행위가 됐다. 이미 우리의 아들딸, 후배들은 그동안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왔던 패스트푸드 알바 자리를 로봇에 밀려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학계의 조속한 로봇세 공론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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