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嫌韓)과 반일(反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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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嫌韓)과 반일(反日)
이상익 프리랜서/행정학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6.29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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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프리랜서
이상익 프리랜서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近くて 遠い 隣の 國) 일본. 1974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 최초로 도입된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면서 일본과 개인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1992년 처음 도쿄와 교토의 교통체계를 견학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30여 차례 일본 주요 지역을 방문했다. 역사적으로 양국 관계는 굴곡과 부침 현상이 심하고 심지어 적대적인 관계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침략과 지배라는 역사적 상흔이 오랜 기간 양국 국민들에게 유전자로 내재화돼 있기 때문이리라.

먼저 양국 간 주요 사건을 1945년 해방 전후로 나눠 살펴보자. 해방 전에는 임나일본부설(4-6C), 임진왜란(1592)과 정유왜란(1597), 한일합방(1910), 36년간 일제식민지 지배가 있다. 해방 이후에는 한국의 독도 영유권 선언(1952), 한일협정(1965), 교과서 왜곡사건(1982), 야스쿠니 참배사건(2001), 2002년 한일월드컵, 한류(2004),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 평화의 위안부 소녀상(2011),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2012), 한일 위안부 합의(2015)를 들 수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2018), 백색국가 제외 조치(2019),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 파기와 보류(2019)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여기에 최근 중국 우한 발 코로나19로 인한 양국 간 실질적 입국 금지 조치(2020)로 더욱 경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2년 이후 일본의 우경화 경향과 혐한 운동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반일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역사적인 응어리와 함께 양국의 국내 및 국제 정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일본의 경우 잃어버린 20년이 가져다 준 자신감 상실과 국가적 고립감에 따른 패배감과 열등감이 주된 원인이 아닐까.

경제지표 측면에서 양국을 비교해 보자. GDP(국내총생산) 규모에서 일본과 한국은 1965년 900억 달러 대 30억 달러, 1980년 1조 달러 대 630억 달러, 2018년 4조9천709억 달러 대 1조7천208억 달러로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또한 2018년도 1인당 GDP는 일본 3만9천286달러(세계 23위) 대 한국 3만3천346달러(26위), 2018년 무역규모도 일본 1조4천800억 달러(5위), 한국 1조1천442억 달러(7위)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군사력 측면에서 일본은 6위, 한국은 7위를, 유에스 앤 월드 리포트지가 발표한 2019년 세계 10대 강대국으로 일본이 7위, 한국이 10위 순이다. 

이렇듯 한국은 객관적 지표상으로 50년 만에 일본을 따라잡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심지어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저서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와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에서 가라앉는 일본을 경고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2020∼2040 한반도 경제통합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한반도의 새로운 도약을 예언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일본 극우파가 주도하는 혐한 서적들은 「대혐한(大嫌韓) 시대」, 「한국 파산」 , 「한국경제의 붕괴」, 「문재인 재앙」, 「이상한 나라 한국」과 같이 비관적이고 악의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저서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에서 실질적으로 극우 사상의 정점에 서 있는 아베 정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반일운동 역시 역사적인 피해의식 외에 다분히 국내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개입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역사, 경제, 군사 문제로 확전함으로써 한·미·일 동맹 가치까지 훼손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저서 「반일 종족주의」 역시 시사하는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암울한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정권 유지 차원이 아닌 냉철한 역사의식과 실사구시적인 외교력을 통한 우리의 독자적 생존 전략을 더욱 고민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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