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당분간 내수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더욱 의미가 커지면서 국산차, 수입차 구분 없이 잘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차의 경우는 수입된 모든 신차가 판매돼 도리어 해외에서 제대로 된 공장 가동이 되지 못해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당분간 반복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만큼 내수 시장은 활력소가 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문제는 고가의 수입차가 더욱 활황국면이어서 해외 제작사들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태다. 연간 신차 판매 170만~180만대 정도 그리 크지 않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입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는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반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수억 원이 넘는 차량은 더욱 그렇다. 

왜 이런 현상이 우리에게만 있는 것일까? 바로 법인차 등록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등록해 회사 오너가 출퇴근용이나 가족용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최고가 브랜드 구입이 불가능한 젊은 층들이 활용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모든 대부분의 차량이 바로 법인차 등록이라 할 수 있다. 회사 오너가 초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으로 등록하면 구입비부터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모든 보험, 수리비, 유류비 등 모든 관리비를 법인으로 부담해 세제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당연히 탈세에 해당되는 문제가 큰 사안이건만 정부는 못 본 척 뒷짐지고 있는 형국이다. 

요사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포퓰리즘으로 부자에게 증세는 물론 세수 확보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모든 분야를 조이고 있건만 정작 이러한 법인차 등록 분야는 모르는 척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7~8년 전 이러한 법인차 등록 강화를 추진한 국회가 있었다. 해외 선진 사례를 참조하면서 언론에서도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었고 필자도 각종 자문을 하면서 처음으로 국내 법인차 등록 기준을 강화한다고 선전하곤 했다. 로비가 큰 이유인지 아니면 압력 등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법인차 등록 기준 강화는 유야무야로 끝나고 말았다. 그동안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은 해외 제작사의 봉이 돼 최고의 시장으로 떠올랐다. K방역 등 선진국으로 자부심이 커지고 있으면서도 정착 서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이러한 분야는 그냥 못 본 척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친노동적인 취향과 서민 정책을 표방하는 있는 이번 정권의 특성으로 보면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선진국의 법인차 등록 강화는 대단하다. 가장 대표적인 미국의 경우도 주마다 다르지만 법인차는 출·퇴근용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임직원용이 업무용으로 사용해야 하며, 사용기간, 사용자 및 시간, 목적 등 엄격한 일지 작성과 임직원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등 매우 엄격하다. 심지어 차종이나 가격 등까지 한계를 두는 경우도 있다. 

싱가포르는 아예 법인차 등록을 못하게 돼 있다. 편법으로 활용을 못하게 한다는 뜻이다. 선진 사례 몇 가지만 참조해도 한국형 선진 모델 구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수억 원짜리 수입차를 임직원이 이용할 이유도 없고 부품비나 공임 등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 이용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국내 2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는 100%가 법인차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과연 고가 수입차를 개인이 직접 구입해 타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 까?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많은 독소조항과 악법이 난무하고 지적되고 있으나 어느 하나 제대로 고치고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는 사이 국민은 악법 등으로 후유증은 커지고 억울한 사례도 즐비하게 늘고 있으나 정부는 포퓰리즘에만 관심이 있다. 법인차의 등록 기준 강화가 우선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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