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유관기관과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생명존중 캠페인’에서 피켓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학교 가기 싫어요.", "친구를 보는 것이 무서워요."

언제부터인가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 관련 기관이 매년 다양한 방안과 정책들을 시행해 보지만 녹록지 않다. 경찰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대입해 보지만 이 역시 학생들이 대상이라 쉽지 않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 발생한 상해·폭행·감금·협박·약취·유인·명예훼손·모욕·공갈·강요 등은 물론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문제는 학교폭력이 점점 저연령화되고 있고, SNS 발달로 인해 사이버폭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청소년폭력예방단체가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접하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는 중학교 1∼2학년이지만, 피해학생이 학교폭력을 처음 당한 시기는 초교 5학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의 학교폭력이 주로 물리적인 신체적 폭력이었다면 최근의 학교폭력은 언어폭력이나 사이버폭력과 같은 신종 폭력으로 범위가 커지고 있다. 이 밖에도 강간·성추행·성희롱과 같은 심각한 성폭력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어 학교폭력의 범위는 보다 넓어지고 수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심각한 폭력은 우울증·자살·범죄 등 고질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학교폭력 없는 인천’을 강조하며 다양한 정책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이 늦어지고, 현재는 제한적인 등교수업이 이뤄지면서 정책들이 학생들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현재는 2학기 때 코로나19가 잠잠해져 등교수업이 100% 이뤄질 것을 대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올해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생활교육 ▶학교현장 업무컨설팅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 지원 ▶피해·가해학생 조치 이행 ▶인식 개선 및 유관기관 협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등으로 학교폭력을 예방·관리·점검해 나간다.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생활교육 차원에서는 단위학교 자율적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1교 1브랜드) 운영, 문화예술과 함께 하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 운영, 다문화 학생·학부모를 위한 전국 최초 학교폭력 예방 다국어 안내서(7개 언어) 제작·활용, 초·중등별 생활교육 역량을 갖춘 교사 강사진으로 6개 인천생활교육지원단(95명) 조직 및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현장 업무컨설팅 지원을 위해서는 유선 연락 및 학교현장 방문을 통한 학교폭력 대응 업무 컨설팅, 교육청 주도 온라인 SOS 커뮤니티 운영, 시교육청 학교폭력 사안 처리 요령 자체 개발 및 배포 등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존 인천경찰청(경찰관)과 교육청(장학사·학교폭력책임교사) 간 ‘학교폭력 사안처리 연구협의회’ 구성 및 운영은 물론 범시민 연계 생명존중 캠페인인 생명의 전화 ‘2020 밤길걷기 행사’를 공동 주최해 학생들에게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줄 방침이다.

더불어 시교육청은 스마트폰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는 사이버폭력 예방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이 실시한 2014~2019년 지역별 학생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에서 인천은 2014년 13.3%, 2015년 16.0%, 2016년 16.7%, 2017년 18.4%, 2018년 19.3%, 2019년 20.2%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정보화시대에 학생들에게 스마트폰과의 결별을 강요하기보다는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으로 유익한 도구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찾아 교육하고 있다.

올해는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2014년부터 시작한 공연교육과 함께 교구활용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공연교육은 지난해 15곳 모집에 220개 학교가 신청할 정도로 필요성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교육청은 연극 2개 작품과 샌드아트 및 뮤지컬 각 1개 작품 등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으로 잠시 계획을 미룬 상태다.

교구활용교육은 현재 42개 학교에 370세트의 교구가 배포돼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학교에서 교구에 대한 높은 만족도와 함께 원격수업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동영상 자료를 요청함에 따라 6월 말까지 교육활용교육과 관련한 동영상을 제작, 학교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아쉬운 부분은 예산 부족으로 인천지역 전체 초등학교에 교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지속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지역 전체 200여 초교에 빠른 시일 내 교구를 제공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이버폭력과 학교폭력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사이버폭력은 일반 학교폭력에 비해 피해 범위가 아주 크면서 심각한 수준이기에 예방교육이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는 국어·도덕·사회 등의 과목과 연계한 교육으로 확대·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지속적이고 계획적이면서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장기적 교육플랜을 짜 교육함과 동시에 결과 및 효과성을 도출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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