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119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판소리를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장르로 구현한 ‘소리꾼’이 올 여름 관객들을 찾아온다.

조선시대 영조 재위기. 사회는 혼탁해 탐관오리들의 착취와 수탈이 끊이지 않았으며, 부녀자 인신매매가 횡행하던 시절이었다. 갑작스럽게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 분)’을 찾기 위해 소리꾼 ‘심학규(이봉근)’와 그의 딸 ‘청(김하연)’, 조력자이자 장단잽이 ‘대봉(박철민)’이 머나먼 유랑길에 나선다. 시장통에서 소리로 사람을 모아 아내의 행방을 물어가는 고된 여정은 피폐했던 조선의 시대상과 민초들의 한으로 물들어 간다. 

심학규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얻은 아이디어를 통해 ‘심청가’를 완성한다. 실제 ‘심청가’는 다양한 설화들이 결합해 판소리로 정착했다는 설이 우세한 만큼, 영화가 제시한 ‘심청가’의 탄생이 그럴듯하다. 민심은 심학규의 ‘심청가’에 요동친다. 그리고 그가 납치된 아내를 찾는다는 사연이 부패한 권력가들의 귀에까지 들어가고, 심학규 일행은 위기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마치 한 편의 착한 전래동화 같은 단순한 구조를 가졌다. 여기에 ‘소리’라는 필살기로 관객들을 신명나게 했다가, 애끓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또 심학규가 노래하며 지어내는 ‘심청가’ 이야기는 영화 속 액자 구조를 통해 단선적인 구조를 탈피한다.

보다 완성도 높은 한국 판소리 뮤지컬 영화 제작을 위해 월드뮤직그룹 ‘공명’ 박승원 음악감독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해 크랭크인 전 80% 이상의 가이드 영화음악을 완성했다. 깊고 넓은 감정을 보여 주는 이봉근은 아직 물이 오르지 않은 초반의 연기를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어린 딸 청이를 연기한 김하연의 섬세한 연기는 놀랍다. 부모를 향한 절절한 효심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한다.

영화 ‘소리꾼’은 1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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