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은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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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은 어디로 갔는가
최영희 인천문인협회이사/시인
  • 기호일보
  • 승인 2020.07.01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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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인천문인협회이사
최영희 인천문인협회이사

요즘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암담해진다. 정치적 무질서함은 대한민국 자존심이나 나라를 사랑하는 민족의 얼이 무색하다. 경제적 무기력함은 새마을 정신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던 민족의 저력이 새삼 서글퍼진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기관들이 내놓는 전망은 비관적이다. 인간의 노력으로 끊임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발전해 온 인류사를 한 템포 멈추게 만드는 느낌이다. 

거기에다 우리나라는 한 가지가 더 보태졌다.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남북 분단 현실은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만든다. 한국전쟁 이후 남과 북이 갈라지면서 70여 년의 세월이 이념으로 단절되고 갈등을 지속해 왔다. 한때는 남북회담과 북미회담 등이 열리면서 남북 통일과 비핵화라는 로망의 미래 비전을 갖게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원점으로 돌아간 듯하다. 아니 어쩌면 비핵화라는 첨예한 문제로 인해 한반도 문제가 세계 문제로 대두되면서 더 어려운 상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했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던 초등학교 시절부터다. 글짓기대회에 등장하는 주제도 통일에 대한 것이 많았다. 그 이면에는 남한의 현실과 북한의 현실에 대한 학습도 이루어졌다. 그것은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을 심어주는 기초가 됐으며 한민족에 대한 측은지심과 이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초석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반문하게 된다. 젊은 세대나 학생들이 남과 북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북한의 실체와 실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성급한 남북통일은 더 큰 혼란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도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준비해 거시적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문제이다. 정치적 과업을 달성하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보여지고 하나의 ‘쇼’처럼 보여져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나 ‘담화문’이라고 발표하는 북한의 막말을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국민적 불안감은 물론 우리나라 자존심과 국민들의 자존심마저 훼손하는 그런 막말을 듣고도 비굴한 저자세로 비위 맞추는 듯한 지도층의 모습을 보면서 정치 현실의 민낯이 드러나고 말았다.

남북통일에 대한 필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무조건적인 통일은 반대하는 입장이 많다. 오랜 세월 동안 단절돼 온 사상과 이념 문제, 경제적 정치적 현실과 입장, 자유민주주의의 사유 재산권 보호와 사회주의의 공유재산권에 대한 차이 등 기본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더구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의 비핵화 문제까지 현실의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세계정치의 질서 속에 정치외교적인 지혜로운 해법을 도출해 거시적 차원과 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통일에 대한 환상과 성급한 통일은 우려의 시각이 많다. 통일에 필이 꽂혀 비굴해져서는 안 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것이다. 세계의 역사가 증명해 주었듯이 정치외교적 해법이 실패한다면 통일을 위해서는 전쟁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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