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적수사태, 태풍, 아프리카돼지열병, 스쿨미투, 그리고 코로나19까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과거로부터 후퇴 없는 혁신미래교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인천교육가족과 함께 걷고 있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도성훈(59)인천시교육감은 ‘삶의 힘이 자라는 우리 인천교육’ 비전 아래 올해는 ‘실천하는 민주시민,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등 혼란이 컸지만 학교의 민주성과 자치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다. 

도 교육감은 지나온 2년의 성과와 경험이 미래를 그리는 바탕이 됐고,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해 앞으로도  인천교육가족과 함께 차근차근 미래교육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도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 2년 동안의 가장 큰 성과는.

▶전국 최초로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완성했던 것을 들고 싶다. 학교급에 따라 다르지만 학생 1인당 최대 250만 원을 지원해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였다. 유·초·중·고교 모든 학생 무상급식, 중·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고등학교 수업료와 교과서비, 학교운영비 등을 지원했다. 무상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공정한 교육,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

또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를 줄였다. 학교 과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18개 학교를 신설하고, 16개 학교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육균형발전 대상교에 예산과 교육사업 지원을 확대했다. 

학교방역의 새로운 표준도 제시했다.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하고 학교 안정화TF를 구성해 전국 최초로 학교 감염병 대응 매뉴얼과 스마트폰 앱을 제작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현재 인천 교육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감염병이 확산돼 학사일정이 바뀌는 상황에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 혼란스러웠다. 계속된 등교수업 연기와 원격수업 도입은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기에 어려움이 컸다. 

전례 없는 상황이지만 교직원을 중심으로 학생의 배움이 계속될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하고 지혜를 모아 줬다. 아직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될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당분간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원격수업 도입 초기에 비해 준비하는 교사들도, 함께 하는 학생도 많이 익숙해졌다는 점이다. 등교수업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교사들이 원격수업의 내용이나 방법에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 시교육청에서도 예산이나 온라인 연수 등을 지원해 현장의 노력에 답하려 한다. 

-코로나19 발생 후 인천교육의 변화는.

▶코로나19는 취임 이후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정책의 시험대였다. 교육감부터 솔선한 24시간 비상대응체제로 ‘학교방역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선제적 대응 조치로 방역물품 조기 구입과 기숙사 입소생 및 운동부 합숙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다.

학교 안정화 TF를 구성해 전국 최초로 학교 감염병 대응 매뉴얼과 스마트폰 앱 ‘코로나19 꼼짝마’를 제작·배포했다. 원격수업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못해 사용하지 않은 예산으로 인천 31만 명 모든 학생들에게 친환경 쌀이 담긴 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했다. 

인천시의회의 ‘인천시교육청 교육재난지원금 지원 조례’ 제정으로 중대한 사회·자연재난이 교육재난으로 이어질 경우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교육청 자체 사업 추진을 위해 학교에 보낸 예산을 변경해 온라인수업이나 소독방역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청 주관 행사와 사업도 축소·변경하고, 꼭 필요한 집합연수는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필요한 제도와 지침 등의 재개정이 늦어지기도 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적용한다. 

이제는 학교현장 지원에 매진할 때라고 본다. 교육청이 앞에서 학생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현장을 지원하겠다. 

-코로나19에 대비한 인천교육 방향은.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의 생명과 건강, 안전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연대’와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 줬다. 이제 미래·안심·자치·연대·신뢰라는 시대적 가치를 실현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교육으로 인천교육의 희망을 만들겠다.

지난 2년이 혁신미래교육의 기초와 시스템을 만드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래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미래교육’을 논하며 새로운 기준, 즉 뉴노멀을 많이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변함없이 기준은 우리 아이들이어야 한다. 따뜻하고 정의로우며, 저마다의 삶을 아름답게 가꿔 가는 민주시민으로 키우겠다. 교육의 품 안에 모든 학생을 소중하게 품겠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하는데, 인천교육정책의 주안점은.

▶우리 교육청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인천교육 새 판 짜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새로운 미래교육을 준비해 왔다. 상반기 온라인 좌담회와 토론회, 인천교육가족 설문조사 등 인천시민 모두와 함께 코로나 이후 인천교육의 밑그림을 그렸다.

미래교육을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 머지않아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학생들이 온라인 학교에서 같은 반이 돼 서로 협력하며 동아시아 시민성을 길러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삶의 힘이 자라는 인천교육을 동아시아로 확장하는 동아시아 시민학교를 6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 동아시아 시민학교는 행복배움학교가 확장된 학교다. 각양각색으로 성장하고 있는 행복배움학교와 더불어 동아시아 시민학교가 ‘행복배움학교 2.0’의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 

또 내년부터 직업계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창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 일반고 학생들의 직업과정 위탁교육도 확대하겠다. 학교의 품 안에서 미래의 꿈을 향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해양·관광·항공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해 인천에서 태어나 자라고 인천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더 좋은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하겠다.

코로나19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교육시스템만이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줬다.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획일적으로 이뤄지는 20세기의 교육을 21세기에 맞게 바꾸겠다. 

먼저 온라인 교육환경을 시급히 조성하겠다. 4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든 교실에서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교직원용 노후 PC 1만4천 대를 온라인수업에 적합한 사양으로 교체하겠다. 인천 미래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교육부 공공 플랫폼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 인천지역 교사들이 제작한 16만 건의 콘텐츠와 앞으로 개발할 온·오프라인 융합수업 평가자료를 클라우드에 탑재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교육시스템으로 바꾸겠다. 학교 담장,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일반고·특목고·특성화고 간 공동교육과정을 2021년부터 운영해 우리 아이들의 학습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시기에 맞춰 공동 학점 이수제를 도입하겠다. 현재 설립 추진 중인 진로교육원과 함께 사이버 진로교육원을 만들어 진로교육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더하겠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교육시스템으로의 변화, 학생 중심의 전방위적 교육안전망 구축, 더욱 단단한 학교자치 구축, 연대하는 교육공동체 구성 등을 위해 매진할 것이다. 

-올해 가장 문제가 수능인 것 같은데, 수능 방향을 어떻게 잡았으면 하는지와 그에 대비한 전략이 있다면.

▶올해 서울대는 고교 3학년 재학생만 응시할 수 있는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다른 대학도 고교 3학년 재학생 배려 대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늦었지만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에 충실한 조치를 환영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못한 고교 3학년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수능을 출제하리라 기대하면서 우리 교육청은 고교 3학년 수험생을 위한 수능 준비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고교 3학년 담임교사 연수 등 수능 영역별 출제 문항 개발 연수를 통해 6월 모의평가 분석을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수능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원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 고교 3학년 학생을 위해 찾아가는 수능 영역별 학습법 특강을 실시해 올해 수능을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끝으로 인천교육가족들에게 한마디.  

▶교육가족과 시민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 협력 덕분에 코로나19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19에 함께 대응한 경험과 지난 2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먼저 온 미래를 준비하겠다. 감염 예방을 비롯해 생명과 건강, 학습과 생활 등 전방위적인 안전망을 구축하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 

배움은 학생 혼자만의 노력을 채워지지 않는다. 학생과 학부모·교직원·시민 여러분이 교육의 주체로 모두가 손잡고 미래를 준비하면 좋겠다. 혼자만의 열 걸음이 아니라 교육가족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겠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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