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들은 완치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보다 사회적 비난과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지난 6월 3일부터 17일까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 총 1천49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1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두려움 정도를 5점 척도로 살펴본 결과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과 피해를 더 두려워한다’가 3.87점으로 가장 높았다. 완치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2.75점, 완치 후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3.46점으로 각각 조사됐다. 접촉자들은 감염 확진 두려움 3.77점, 접촉자란 이유로 주변으로부터 비난과 피해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3.53점 순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슷한 시기에 동일 문항으로 도민 2천5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과 비교하면 주변의 비난과 피해에 대한 확진자의 사회적 비난에 대한 두려움(3.87점)이 일반인(3.65점)이나 접촉자(3.53점)보다 높게 조사됐다.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조사 결과에서는 일반인의 30.7%는 ‘환자 자신에게 있다’고 보는 반면 확진자의 9.1%, 접촉자의 18.1%만이 ‘그렇다’고 답해 각각 21.6%p, 12.6%p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환자가 감염된 것은 환자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문항에 확진자의 60%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일반인은 34.6%만이 동의했다.

‘환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스스로 막을 수 있었다’는 질문도 일반인은 41.2%가 동의한 데 반해 확진자와 접촉자는 각각 13.6%, 29.2%만이 동의했다.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110명과 접촉자 1천38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감염 및 치료와 격리 경험 등 과정에서 미충족 수요를 파악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이뤄졌다. 확진자와 접촉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인식조사는 국내 처음이다.

유명순 교수는 "확진자들이 완치나 재감염 여부보다도 자신이 끼칠 사회적 피해, 즉 민폐를 많이 두려워한다"며 "감염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면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확진자를 향한 낙인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낙인은 감염병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하연 기자 l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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