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가 끝나가는 시기에 유비가 세운 촉한과 손권이 세운 오는 한심한 나라의 전형으로 꼽힌다.

오에서 손휴(孫休)가 즉위하면서 이 사실을 촉한에 알렸고, 촉한의 유선은 사신을 답례로 보내 축하했다. 손휴가 재차 사신을 보냈고 다녀온 사신이 촉한의 형편을 보고했다. "요즘 촉한에서는 내시 황호가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그에게 아부하는 공경대신이 많았습니다. 바른 말하는 이가 없고 들에서 일하는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소위 제비나 참새 같은 것이 둥지를 튼 큰집에 불이 날 줄을 모르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손휴가 탄식하며 대꾸했다. "만약 제갈량이 살아 있었다면 어찌 그 지경에까지 갔으리오." 이 군신 문답은 촉한이 망하기 5년 전에 있었다.

이 무렵 촉한의 국력은 인구가 94만 명에 관리 4만 명, 장교와 군졸이 10만2천 명, 비축된 식량은 40여만 섬, 금은이 2천 근, 비단 12만 필 정도로 기록돼 있다.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망할 수준은 아니었으나 결국 등애에게 고개 숙이고 만 것이다. 정치판에서 오늘날에도 제비나 참새들이 설쳐대는 건 동서고금 정해진 이치인가? 모를 일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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