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들은 완치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보다 사회적 비난과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도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 총 1천498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완치나 재감염 여부보다 확진으로 인해 주변에서 받을 비난과 피해를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에는 항상 책임 소재가 따르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도 감염 책임에 대한 물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일반인의 30.7%는 "환자 자신에게 있다"라고 보는 반면, 답한 확진자와 접촉자는 각각 9.1%, 18.1%에 그쳤다고 한다. 또 확진자의 60%가 "환자 잘못이 아니다"라고 답한 데 반해 일반인은 34.6%만이 동의한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책임에 대한 확진자와 일반인의 큰 인식차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차는 확진자들에게 낙인에 대한 두려움에다 심적 부담 피해까지 지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 발생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면 가해자·피해자 양자 구도를 형성해 확진자를 향한 낙인이 생길 수 있다. 확진자는 자신이 주변을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자책에 빠지게 되고, 동시에 자신을 전염시킨 기존 확진자에 대해 원망과 자신을 가해자로 취급하는 현실에 대한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물론 방역의 기본을 지키지 않고 하지 말라는 종교 모임, 단체모임 등을 통한 감염 확산으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많지만, 반면에 환자를 치료하다가 또는 일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감염된 사람도 적지 않다. 

 감염을 속이고 과도한 바깥 활동을 한 환자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마녀사냥 식 비난몰이는 국론 분열을 부추길 뿐 현재의 위기극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잘못 처신한 일부 사례로 확진자와 접촉자 전체에 낙인을 찍어서는 안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남을 비난한다고 사라질리 없지 않은가. 확진자를 가해자로 보는 시선을 거두고,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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