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만 더 가자
상태바
5m만 더 가자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7.07
  • 1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알프스산 정상의 산장에서 5m 떨어진 곳에 십자가가 있다. 그 십자가에 얽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 한 등산가가 알프스산을 오르다가 심한 눈보라를 만났다. 그는 산 정상에 가면 산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눈보라를 뚫고 정상에 오르려 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가 져서 어둠까지 내렸다. 그는 점점 심해지는 눈보라를 맞으며 어둠 속을 걸었으나 가도 가도 산장이 나오지 않았다. 1m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헤매던 그는 자신이 길을 잘못 들었다고 절망하게 됐고, 결국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다음날 눈보라가 걷힌 다음, 사람들은 길가에서 얼어 죽은 등산가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가 얼어 죽은 장소는 바로 산장에서 5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만일 그가 눈보라와 어둠의 고난 속에서도 5m만 더 갔더라면 살아날 수 있었을 텐데 절망에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던 것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영업왕을 기록한 영화 ‘DOOR TO DOOR’의 주인공 빌 포터는 그가 비즈니스를 했던 1950~1970년대에 1년에 한화로 1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2020년 현재에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는 걷고 말하는 것도 불편하고 한 손을 전혀 쓸 수 없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다. 일반인처럼 살아가길 바랐던 어머니의 노력으로 일반학교를 졸업했다. 일반인과 같은 직업을 갖길 원했지만 세상은 그를 받아들이질 않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방문 판매하는 왓킨스(Watkins) 회사의 경우도 무거운 샘플 가방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는 이유로 그의 입사를 거부했지만, 회사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를 보고 다시 들어가 "저를 가장 힘든 지역(territory)으로 보내주세요",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곳으로 절 보내주세요"라며 어렵게 입사를 한다. 빌 포터의 어머니는 그의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그 위에 ‘patience’라는 글을 새겨 넣고 인내하고 감내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란 조언과 격려에 그는 사람들의 동정, 경멸이란 것도 무시하고 초인종을 자신 있게 눌렀다. 

그러나 그의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하루에 15㎞를 무거운 샘플 가방을 들고 방문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 비누 하나를 팔지 못했다. 반복되는 거절 그리고 그의 장애를 보고 안타까워 상품을 구입해 주겠다는 사람들에게는 단호하게 말한다 "동정은 필요 없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 매일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잠시도 쉬지 않고 사람들의 집을 방문하지만 무실적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회사는 그의 퇴사를 권장하기도 했지만 5m만 더 가는 심정으로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 

어머니의 치매로 힘들어지는 시기에도 구두닦이와 호텔 도어맨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출근을 했고, 심지어 어머니의 장례식 후 오후에도 잠재 고객들을 방문했다. 그의 성실함과 인내에 고객들은 늘어가고 그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해 그 욕구에 부합한 장점만을 소구(appeal)하기 위해 연구하고 어느 고객의 구매 시기가 도래하는지를 미리 파악했다가 대응하면서 신뢰를 구축했다. 그렇게 그의 충성고객(brand loyalty)만 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필자는 기업체 임직원 대상 영업 마케팅 교육을 할 때 그의 영상을 함께 시청하면서 비즈니스맨의 강인한 정신력과 인내 그리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마음 저 깊은 내면에 되새기면서 그들과 빌의 감동을 공유하곤 한다. "5m만 더 가자!"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