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말이 사실인지 뻥인지, 사실 그 뻥이 뻥인 게 사실인지 아닌지. 사실이 아닌 그 뻥이 진실인지 뻥인지 그 뻥이 뻥인지 뻥이 아닌 그 사실이 진실로 뻥인지. 정말로 뻥이 아닌 게 사실이 아닌 정말인지, 사실이 아닌 게 정말로 뻥인 게 진실된 뻥인지. 그 뻥이 정말 뻥인 게 사실인지는 두고 보면 알지." 배우이자 힙합 가수인 양동근이 지난 2006년 발매한 앨범 ‘거울’에 수록된 ‘Run’이라는 노래의 가사다. 

힙합 음악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물론, 음악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찾아 듣지만) 최근 수년간 ‘쇼미 더 머니’와 ‘고등래퍼’, ‘언프리티 랩스타’ 등 힙합을 주제로 한  다양한 경연 프로그램들에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음악을 듣다 보니 여전히 차 안에 꽂힌 USB에는 이와 같은 오래된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평소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라디오를 듣기 때문에 USB 속 플레이 리스트 음악을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았던 요즘이지만, 얼마 전 무심코 듣게 된 USB 속 음악 중 유독 이 노래가 반가웠다. 

"그래서 그 사람의 말이 뻥이란 거야, 진실이란 거야"를 두고 함께 음악을 듣던 이들과 종이에 가사를 적어가며 얘기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헷갈리기만 하는 가사 중 우리는 결국 가장 마지막 구절인 ‘그 뻥이 정말 뻥인 게 사실인지는 두고 보면 알지’를 두고, "이건 양동근만 정답을 알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었다. 최근 ‘조국 사태’와 ‘윤미향 사건’ 등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 국민들은 서로 의견이 갈린 채 상대가 거짓을 얘기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자신들의 주장이 진실이라는 근거는 지지하는 정치인의 말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이웃, 또 여러 언론매체가 하는 얘기들이다. 그런데 그 언론매체 중에는 공신력 없이 자신들만의 주장을 반복하는 유튜브 채널 등이 포함된 것이 문제다. 이들은 기존 언론과 달리 본인들이 공개한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흔히 사람들이 얘기하는 ‘언론은 아니면 말고 식의 자극적 보도만 한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한 그들이다. 

기자는 사실을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글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직업의식과 직업윤리가 강조되는 직업이다.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는 당사자만 안다. 사회 정의를 위해 진실만을 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도리다. 마찬가지로 스스로 언론임을 자부한다면, 거짓 선동이 아닌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