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방역' (PG)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생활방역' (PG) /사진 = 연합뉴스

인천에서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거짓말 강사’의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 가정집에서 건강기능식품 방문판매 설명회를 열고도 동선을 알리지 않은 과천지역 코로나19 확진자 A(56)씨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인천지역 감염 환자만 6명으로 확인됐으며, 접촉자만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시에 따르면 과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26일 남동구에 있는 B(60)씨의 집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A씨는 과천시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씨가 수원 확진자와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과천시에서 진행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 설명회를 연 사실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과천시가 공개한 A씨의 동선에는 지난달 26일 A씨가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나와 있다.

과천시는 GPS와 폐쇄회로(CC)TV, 차량 조회 등으로 심층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A씨가 인천에서 방문판매 설명회를 연 동선을 뒤늦게 알아내고 4일 인천시에 통보했다. 당시 설명회에는 A씨를 포함해 총 10명이 참석했으며, 이들 중 B씨를 포함한 4명이 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B씨의 어머니와 다른 확진자의 배우자까지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총 6명으로 늘어났다.

시는 5일 밤까지 방문판매 설명회가 진행된 해당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동승자와 유증상자 등 88명을 검사했으며, 추가 확인된 접촉자 등을 대상으로도 검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동선을 숨겨 신속한 역학조사를 어렵게 한 책임을 물어 A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 방문판매업체 사업장에는 집합금지 조처를 내렸으나 가정집에서 열리는 설명회의 경우 집합금지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며 "과천 확진자가 집합금지 조치를 의식해 동선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확산 차단에 지장을 초래한 만큼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판매 특성상 제품 체험이나 정보 공유 목적으로 긴 시간 체류하며 밀접하게 접촉했을 것으로 예상돼 인천지역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인천 학원강사 C(25)씨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씨는 직업과 동선을 숨겨 초기 대응을 어렵게 하면서 일반인은 물론 초·중·고등학생 등 50여 명의 집단감염 원인을 제공한 바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또 한 번의 거짓말로 인천시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앞서 학원강사임을 밝히지 않아 확진자를 속출하게 했던 이태원 사례처럼 될까 긴장 속에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집단감염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