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혜 나사렛국제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정미혜 나사렛국제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갑상샘 기능 항진증의 원인 질환 중 하나인 ‘그레이브스 병’은 자가항체가 갑상샘을 자극해 갑상샘호르몬을 많이 만들어 내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그레이브스 병의 증상은 갑상샘호르몬의 과다 생산에 의해 생긴다.

갑상샘호르몬은 대사를 촉진해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갑상샘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지는 그레이브스 병은 에너지 소모가 많고, 따라서 피로감, 전신 쇠약 및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체중 감소는 식욕이 양호해 식사를 제대로 해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며, 수개월 사이 5~10㎏의 감소를 보인다. 체중 감소와 더불어 체력 소모가 심해지므로 근력 약화를 느낀다. 특히 하지의 근력이 약화돼 앉았다가 일어나기 어렵고,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어진다. 

근력 약화는 노인에서 더 현저하고, 남자에게서 더 심하다. 거의 대부분 환자가 더위에 민감해지며 땀이 많이 난다. 발한 증가로 인한 갈증 때문에 물을 많이 먹게 되므로 당뇨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다른 증상으로는 가슴 두근거림과 운동 중 호흡곤란을 느낀다. 안정 중에도 맥박이 빠르고, 긴장하거나 움직이면 더 심해진다. 약 50%의 환자가 가려움증을 호소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피부의 색소침착이 나타난다. 

많은 환자에서 배변 횟수가 증가하고 묽은 변을 호소하는데, 심한 경우 설사를 한다. 여성의 경우 월경불순이 나타나는데 약 60%에서 월경량이 감소하며 심한 경우 무월경이 된다.

혈청 갑상샘호르몬 측정, 자가항체 측정으로 진단하며 갑상샘 초음파, 갑상샘 스캔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레이브스 병은 자가항체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이므로 근본적인 치료는 자가항체의 생성 억제이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치료는 약물, 방사성요오드 요법, 수술 등으로 갑상샘호르몬의 생산량을 조절하는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레이브스 병이 진단되면 주로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한다. 처음에는 고용량으로 시작해서 갑상샘 기능이 정상에 도달하면 용량을 점차 줄여 갑상샘이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량을 계속 유지한다. 약물 유지기간은 아직 일치된 견해는 없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약물을 복용한 이후에 증상이 호전되는 데까지는 4~8주 정도가 걸려 이 시기에는 과격한 운동은 자제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내분비내과 정미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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