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살해 사실을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7일 오전 실종 당시 피해자의 유류품이 발견된 화성시의 한 공원에서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화성=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살해 사실을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7일 오전 실종 당시 피해자의 유류품이 발견된 화성시의 한 공원에서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화성=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당시 아이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인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7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병점동 근린공원.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7)가 살해 사실을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학생’의 아버지 김모(69)씨와 그의 아들은 숨진 김 양의 치마와 메고 있던 책가방 등 유류품이 발견된 이곳에서 마지막 넋을 기리는 위령제를 가졌다.

유가족들은 한 손에 국화를 들고 천천히 걸으며 어디에 묻혔는지도 알 수 없는 김 양의 흔적을 찾아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헌화했다. 동행한 경기남부경찰청 이춘재 사건 수사팀과 피해자보호전담 직원 등 5명도 국화꽃으로 조의를 표했다.

이날은 31년 전 김 양이 실종된 날이다. 위령제가 열린 곳은 김 양이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치마와 메고 있던 책가방 등 유류품들이 발견된 야산이 있었다.

김 씨는 "내가 죽기 전에 한 번 연쇄살인범 이춘재를 꼭 만나서 왜 그랬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며 "당시 경찰들도 유품을 찾았으면 바로 알려 줘야지 왜 그 사실을 감춰서 유골도 못 찾게 했느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딸에게 못해 주고 야단 친 모습만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부디 지금이라도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잘 지냈으면 한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경찰은 연쇄살인범 이춘재의 진술에 따라 지난해 11월 범행 장소 일대에서 9일간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끝내 유골은 찾지 못 했다. 사건 당시 김 양의 유골 일부가 발견됐지만 경찰은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하기 위해 이를 은폐하고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경찰 재조사 결과 밝혀졌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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