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민간어린이집이 저출산과 코로나19 여파로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경영이 어렵다는 것만이 아니라 어린이집 종사자와 이를 둘러싼 이들의 연쇄 피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이미 인천은 합계 출산율 0.94명으로 최악의 저출산 도시이기도 하다. 저출산 여파는 당장 어린이집 폐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2천231곳에서 매년 40여 곳씩 줄어들는데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전면 휴원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긴급돌봄서비스만 운용하는 어린이집은 사실상 고사 상태라고 한다. 또 어린이집 원아 수도 지난 2월 7만5천485명에서 7월 6만6천864명으로 8천621명이나 줄었다. 이에 따른 정원충족률도 지난 1월 82.44%에서 현재 75.3%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어린이집 폐원과 보육교사 고용문제 등의 연쇄작용을 일으키면서 사회문제로 부상할 조짐이다. 

 당장 어린이집은 지난해 2천49개소에서 7월 현재 1천972개소로 6개월여 만에 77개나 줄어들었다. 어린이들을 돌봐야 할 보육교사 수도 크게 줄고 있다. 보육교사는 지난 2월 1만7천805명에서 현재는 1만6천966명으로 불과 5개월 사이에 무려 839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 많은 보육교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조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비보육교사 양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어린이집에 취업하려면 소정의 교육을 받고 240시간의 실습을 거쳐야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만 긴급보육만 실시하다 보니 실습기관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동보육과 전공 대학생들은 자칫 자격증도 취득하지 못하고 졸업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자격취득이 안되면 취업은 꿈도 못꾼다. 

 이처럼 총체적인 위기로 이어지면서 보육종사자들은 어린이집의 조기개원과 함께 보육료 현실화와 운영비의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어린이집에 대한 정부와 인천시의 특단의 대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보육교사의 대규모 고용위기와 함께 돌봄공백 우려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위한 정성과 배려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를 돌보는 이들의 아픔도 이제는 세심히 살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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