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나라가 빗장을 걸어 잠근 상태가 계속되자 리쇼어링 (reshoring) 이슈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경영학 일반에서 가르치고 있는 글로벌경영과는 달리 역방향인 과거 보호주의로 회귀(回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기업들은 공장을 비용이 저렴한 외국으로 옮겨 타국에서 완성품이나 부품을 생산하고 조립하는 생산 방식을 활용해 왔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이러한 국제적 분업작업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소위 글로벌 경영이라는 형태로 일반화돼 온 것이다. 

 그러나 이 생산방식은 기업 각각은 이득을 볼 수 있을 지 몰라도 국가적으로는 국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국제 간의 공급망이 멈춰 버린 것이다. 즉 외국에서 제품이나 생산 자재를 들여올 수 없으니 최근 미국에서처럼 공장이 멈추거나 생필품에 극심한 품귀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 대해 미국은 리쇼어링 정책으로 외국 특히 중국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의 본국 회귀를 위해 수십조의 자금을 풀고 있다. 이것이 자칫 중국의 산업붕괴로 이어 질 수 있어 중국 정부도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이러한 정책에는 미국 대선이 임박했고 또한 중국의 견제라는 외교적 이유도 포함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역시 리쇼어링 정책을 수년 전부터 해 왔다. 그동안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몰려 나가자 국내에서도 일자리가 줄고 산업 공동화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최근 기업들의 국제 분업 체계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자 정부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 최근 정부는 약 2천억 정도의 정책 지원금을 책정하고 있으나 규모도 적을 뿐만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규제완화도 변한 것이 없어 기업들은 회의적이다. 사실 조사에 따르면 회귀를 희망하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인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인천은 두 형태의 기업 회귀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지방으로 내려간 기업들과 해외로 이전한 기업들의 회귀이다. 인천은 2차산업의 단순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시정부는 특히 오염이 심한 기업부터 혐오시설로 선정해 지방이나 외국으로 이주시켜 왔다. 점차 일자리가 줄고 시의 경제력이 떨어지자 회귀 정책을 써 온 것이다. 

 문제는 시내 공장 부지 비용이 급격히 올랐고 이러한 시설을 다시 불러오는 것도 많은 민원을 야기하게 돼 주저하고 있다. 더구나 지방이나 해외에서 회귀하려는 기업들도 대부분 영세기업으로 높은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어쩌면 리쇼어링은 인천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주지하고 있다시피 중국 기업들의 추격으로 인천시의 산업은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 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인천시는 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으로의 지역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정부의 이번 리쇼어링 정책을 지역 산업 구조 개편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잡을 필요가 있다. 첫째는, 기업들이 원하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 송도경제특구에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 차원의 규제는 어떻게 할 수 없을지 몰라도 마음만 먹으면 송도경제특구나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규제 완화는 얼마든지 있다. 둘째는, 정부와 시의 막대한 자금으로 회귀 기업을 지원할 때 먼저 기업을 선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들 생산시설의 첨단화를 동시에 할 필요가 있다. 사실 경쟁력 없는 기업과 시설에 세금을 퍼부어 무슨 의미가 있을 까 싶다. 

 셋째는, 지역의 공장부지와 인건비가 너무 올라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들어오는 기업은 자생력은 고사하고 돌아올 수조차 없다. 마련된 정책 자금을 이런 요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도 그리고 리쇼어링 정책도 어차피 지나가는 태풍과 같은 것이다. 첨단기술의 글로벌 경영이 돌이킬 수 없는 물결이라면 지금 우리는 코로나에 움츠리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준비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지역의 미래 첨단산업구조에 대한 틀을 세워야 하며 여기에 맞춰 회귀 기업들과 아울러 지역 기업들을 선택 지원해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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