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뒤늦게 4·15 총선 참패에 대한 원인 분석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합당 ‘제21대 총선 백서 제작 특별위원회’(총선백서특위)는 9일 인천시당을 찾아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번 방문은 총선 백서 제작에 앞서 근본적인 패배 원인 파악을 위한 현장방문 일환으로 진행됐다. 총선백서특위는 인천을 비롯해 대전과 호남 등 통합당 후보들이 참패한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총선백서특위는 지난달 22일 정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수도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패배한 통합당이 다음 선거를 대비하려면 원인부터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 2년 후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대 지방선거가 예정돼 신속한 당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총선 백서 제작은 이달 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당의 이러한 반성과 움직임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예상보다 더 큰 참패로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했지만, 4·15 총선이 끝난 후 세 달이나 돼서야 총선백서특위를 통해 패배 원인 분석에 나섰기 때문이다. 총선백서특위 역시 출범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지역별 패배 요인이나 민심 등을 이제 막 파악하는 단계다.

총선기간 통합당은 중앙당 차원의 일방적인 공천 등으로 ‘인천 홀대’라는 지역의 비판을 받아 왔다. 경쟁력을 갖추고도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며 이에 반발한 지역 민심의 이반으로 패배를 자초했다. 선거 막판에는 선거법 위반 등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후보를 두고도 정반대의 공천 결정을 내리며 ‘오락가락 공천’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러한 논란은 현재 통합당 총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중앙당을 비롯한 총선백서특위는 아직까지도 문제점을 실감하거나 파악하지 못한 분위기다. 2년 후 반전을 기대하려면 하루빨리 지역 정치인재 발굴 등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하지만 사실상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총선백서특위 위원들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인천지역 표심 특성 파악 및 지역이 바라보는 패배 원인에 공감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난 총선 패배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다음 선거를 대비하는 처방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정양석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입장으로서 당시 당원과 후보 등 승리할 수 있다는 예측에 잠식돼 더 정확히 민심을 파악하거나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변명 아닌 변명"이라며 "보다 민심과 가까운 곳에서 패배 원인을 찾고 분석하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미래통합당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