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중랑구 망우리공원 묘지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 제60주기 추모식' 현장 모습. /사진 = 인천시 제공
지난해 서울시 중랑구 망우리공원 묘지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 제60주기 추모식' 현장 모습. /사진 = 인천시 제공

독립운동가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과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 추진이 인천지역에서 쉽지 않은 분위기다.

12일 새얼문화재단에 따르면 ‘죽산 선생 석상 건립’ 움직임은 지난 2011년 시작됐으나 10여 년이 지나도록 모금활동에만 멈춰서 있다. 현재까지 모은 석상 건립 기금은 목표액 8억 원을 넘은 8억6천500여만 원이며, 모금에 5천561명이 참여했다.

죽산 선생은 강화도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청년시절 독립운동을 벌이다 신의주 감옥에서 7년간 복역했다. 해방 이후에는 건국준비위원회 인천지부를 조직했고, 제헌 국회의원과 초대 농림부장관, 두 차례에 걸쳐 국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죽산 선생은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 진보당을 창당했다가 이승만 정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했다.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진보당을 결성하고 간첩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1959년 2월 27일 사형선고를 내렸고, 같은 해 7월 30일 재심 기각 결정을 통보한 후 18시간 만인 31일 오전 사형을 집행했다. 50여 년이 흐른 2011년 1월 20일 대법원은 죽산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단은 지난해에도 석상 건립을 시작해 2020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다. 석상 건립비는 마련돼 있지만, 아직 규모나 장소도 정해지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석상 건립과 관련된 논의를 하기도 어려웠다.

재단 관계자는 "죽산 조봉암 선생을 기리는 석상 건립은 섣불리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심사숙고한 뒤 올해 안에는 시작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백범 김구 선생을 기리는 ‘청년 김구 거리 프로젝트’ 역시 사업 추진이 녹록치 않다.

인천시 중구가 진행하는 해당 프로젝트에 포함된 사업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감리서 터(인천시 중구 내동 83의 5) 휴게쉼터 조성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구의회가 감리서 터 휴게쉼터 건물매입비를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백범 선생은 1883년 8월 설치된 감리서에 두 번이나 수감됐다. 또 인천축항에서 노역했다. 백범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인천은 내 일생에 있어 뜻깊은 곳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백범 김구 선생과 인천의 인연을 재조명하는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다시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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