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영혼의 양식입니다. 매우 중요한 우리 삶의 부분이에요. 예술 전반이 그렇습니다. 예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지난 9일 자가격리 중 시행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마시모 자네티는 14일 오후 12시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그는 18~19일 각각 경기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경기필 앤솔러지 시리즈 IV - 모차르트&베토벤’ 공연을 위해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1월 베를린 공연 이후 마시모 자네티 상임 지위자의 반년 만의 공연이자, 경기필의 올해 첫 관객대면 공연이다.
그는 "제 마지막 연주가 1월 31일 베를린에서 있었다. 그 이후로 연주가 전혀 없었는데, 제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라며 "(이번 한국행에)큰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왔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자네티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누구도 겪어본 적 없는 재앙이다. 모두 이 상황에서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도 방역 지침에 따라 모든 기준과 콘셉트를 바꿨다.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단원들과 상의를 통해 변경된 프로그램의 연결된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예정돼 있던 이번 연주회에 70명 규모 합창단이 출연하는 말러 교향곡 3번을 연주할 예정이었으나, 감염병 확산 우려로 프로그램에서 제외했다.
대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피아니스트 이진상 협주)’과 베토벤 ‘현악4중주 16번’이 들어갔다.
두 곡은 두 작곡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대비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네티는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대비’라고 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한 두 곡과 슈트라우스가 17세 때 작곡한 곡을 배치해 대비를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토벤 현악4중주 악보에는 ‘그래야만 할까?(Muss es sein?) 그래야만 한다!(Es muss sein!)’라는 자필 문구가 쓰여 있다.
자네티는 이 문구에 빗대 "(코로나19 시대) 음악이어야만 할까? 음악이어야 한다!"라며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우리 영혼에 너무 중요한 일들을 다시 찾아야 한다. 음악이어야 한다.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하연 기자 l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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