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진료소가 차려진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과 보호자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진료소가 차려진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과 보호자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수원에서 10대 미만의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나오면서 지역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영·유아 감염 확산을 우려해 확진 아동의 자세한 동선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10대 미만 어린이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는 영통구 매탄3동에 거주하는 A(10대 미만·수원 107번)군과 영통2동에 거주 중인 B(10대 미만·수원 108번)군이다.

A군은 이중국적 보유자로 지난 8일 미국에서 입국했으며, B군은 국내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의 심층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확진환자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 지침에 따라 확진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보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방침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영·유아의 경우 성인과 달리 면역력이 약해 감염 위험도가 높은 만큼 보다 상세한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영·유아 확진자 발생 현황에 대해 인근 타 지자체가 제공 중인 정보를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11일 상현동에 거주 중인 일가족(105∼108번)이 확진 판정을 받자 이튿날 오전 6시 19분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이들의 거주지와 발생 경위 및 조치사항을 공개했다. 특히 확진자 가운데 성인인 엄마(용인 107번)와 외할아버지(용인 108번)의 연령은 각각 30대와 60대라고만 공개했지만, 영·유아인 105번과 106번 쌍둥이 남매(2세)는 정확한 나이와 함께 이들이 등원 중인 어린이집 명칭까지 공개한 뒤 해당 어린이집 교직원과 원아들에 대한 검체 검사 실시 현황을 알리는 등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했다.

용인시는 또 같은 날 오전 11시 29분께 이들 남매의 육아도우미로 근무하며 가족과 접촉한 수원 106번 확진자에 대한 정보(수원시 영통구 거주·50대 여성·7월 11일 확진)도 추가로 알렸다.

사정이 이렇자 수원지역 학부모들은 감염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염태영 시장과 수원시의 공식 SNS 계정에 "이럴 거면 뭐하러 공개하느냐", "조심하고 싶어도 정보 공개가 도움이 안 되는데 의미가 있나", "최근 시가 (제대로 정보를)공개하지 않으니 본인이 감염됐는지 모르는 깜깜이 감염도 느는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을 게시하며 시의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초 정부 지침대로 행정구역상 구(區) 단위까지 안내하기로 했으나 좀 더 확진자와 관련한 세부 정보를 바라는 시민 요구가 잇따르면서 내부 회의를 거쳐 동(洞) 단위까지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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