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건설사업을 두고 인천시의 불통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시민단체가 모인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는 13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습지보전지역을 훼손하는 국토교통부의 노선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국토부 노선안은 인천~안산 구간 중 송도를 지나는 도로를 지하도로가 아닌 해상 고가도로로 건설하는 내용이다. 이들 단체는 이 고가도로가 송도갯벌(람사르습지) 지역을 관통해 환경과 생물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례에 따라 구성된 시 습지보전위원회 역시 지난달 19일 시에 이러한 우려를 전달하고 노선안 전면 재검토 의견을 냈다.

그럼에도 시는 지난 6일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건설사업 관련 회의에서 국토부 노선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시 습지보전위원회 의견을 받은 국토부가 시의 공식 입장을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해 열린 것이었다. 습지 보전 관련 자문·심의 역할을 하는 협의기구 결정을 무시하고 사실상 시가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책위는 해당 노선이 송도갯벌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계획을 변경하거나 지하화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송도 주민들 역시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 계획대로 해상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송도 해변공원 등 인천시민을 위한 바다 공간이 침해된다"며 강하게 비판한 상황<본보 6월 18일자 19면 보도>이다.

대책위는 "시는 습지보전지역을 훼손하는 노선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갯벌과 철새 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요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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