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거미줄이다. 인간에게는 그 거미줄이 그저 미천한 생물이 볼품 없이 만들어 놓은 무심한 그물로 보이겠지만 실상은 정교한 네트워크다. 

거미줄은 거미가 새끼를 낳아 기르기 위한 보금자리이자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한 냉혹한 사냥터이기도 하다.

잘 살펴보면 나름대로 일정한 거리와 간격이 잘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의 삶 역시 거미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거미줄이 서로 연결돼 하나가 되듯이 분명 우리들과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연결돼 있다. 

인간관계도 거미줄처럼 그 연결 고리를 어떻게 잘 유지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미는 거미줄을 설치해 놓으면 눈먼 먹잇감이 걸려든다. 자신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서 거미가 한 줄, 한 줄, 줄을 치듯이 사람들도 노력을 해야만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좋다고 잡아당기고 싫다고 밀쳐버리는 등의 얄팍한 계산기를 두드리면 거미줄이 결함이 생겨 끊기듯 인생도 휘청 거릴 수밖에 없다. 

나와의 인연에 의해 좋거나 싫거나 모든 것이 다 일어나는데 좋은 것만 취하려고 하면 우리는 결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힘들다. 

인간관계도 일정한 감정의 거리와 간격을 둬야만 좋은 사이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리가 멀다고 마음이 먼 것이 아니고 반대로 거리가 가깝다고 마음이 가까운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상대방에 대한 좋은 감정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행복한 인연으로 좋은 사이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나 좁은 소견에만 사로잡혀 지낸다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원수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자만심 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하면 스스로 괴로움의 그물에 걸려들어 불행하게 된다.

아집은 종종 자신의 선택과 결정만이 최고라는 독선으로 변질되기 쉽다. 그래서 아집은 스스로를 꽁꽁 묶어 버리는 불행의 사슬처럼 되기에 버려야만 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집을 버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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