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사진 = 연합뉴스
폭력. /사진 = 연합뉴스

# 지난해 9월 성남시 분당구 한 길거리에서 60대 남성이 의붓딸 앞에서 아내의 몸에 불을 붙여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고등법원은 15일 진행된 항소심에서 남성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 지난 7일 부천시에서는 귀가하던 여성의 뒤를 쫓아 주거지에 침입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지난해 5월 화제가 됐던 ‘서울 신림동 주거침입’ 사건과 유사한 범죄로, 경기도내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젠더폭력(특정 성에 대한 증오로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정책보고서인 ‘경기도 젠더폭력 방지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도내 성폭력범죄 검거 건수는 5천133건, 가정폭력범죄 검거는 1만2천118건, 성매매범죄 검거는 2천478건이며 데이트폭력 범죄의 피의자 검거 인원도 2천657명에 달한다.

여성폭력범죄 중 가정폭력의 경우 국내 발생 사건의 31.4% 검거 건수를 차지하면서 전국 인구 대비 가장 높은 검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기남부지역의 경우 2018년 기준 인구 1만 명당 가정폭력 발생 비율은 도내 59.6건으로, 전국 48건보다 11.6건이나 많으며 동종 재범 인원, 재발 우려 가정 등 모든 부분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 1만 명당 성폭력 발생 비율은 5.5건으로 전국 6.1건보다 적게 발생했지만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16년 1천575건에서 2018년 6천63건으로 4배가량 크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범죄안전에 대한 의식 차이도 남녀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족여성연구원의 ‘2018 경기도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범죄’ 분야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여성은 62.7%였지만 남성의 경우 48.8%만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야간보행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서도 여성의 경우 51.5%가, 남성은 28%만 각각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족여성연구원 정혜원 연구위원은 "최근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디지털 성범죄 대응 추진단’을 꾸려 운영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젠더폭력 예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들이 같은 성인지적인 감수성을 갖는 것으로, 남녀 간이나 각 연령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가나 광역단체 등에서 홍보나 캠페인,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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