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목구어(緣木求魚)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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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목구어(緣木求魚) 부동산 정책
  • 전정훈 기자
  • 승인 2020.07.17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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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정부는 비상한 각오가 반영된 7·10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주택자의 종부세를 두 배 가까이 올리고, 법인은 중과 최고세율인 6%를 단일세율로 적용하고, 2년 미만 보유 양도세도 30%p 내외 대폭 올리고, 규제지역 다주택 양도세 중과세율도 10%p 추가 인상했다. 뿐만 아니라 다주택자는 취득세도 8~12% 인상하기로 했으니 그야말로 다주택자를 겨냥한 초강력 세제가 구축된 샘이다. 

그런데도 실수요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 등을 종전보다 크게 올리겠다지만 다주택자들이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지 아니면 세금을 감당하기로 하고 그 부담을 전월세 수요자에게 전가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부동산 공부 열풍’은 식을 줄을 모르고 있으며 심지어 20~30대들도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견고한 믿음이 깨지지 않고 있으며 또한 실제로도 그럴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주거에 필요한 공간이 아니라 투기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이상 대한민국의 어떤 부동산 정책도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정말 공평한 과세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자 한다면 부동산의 숫자가 아니라 소유한 부동산을 가액으로 환산해 세금을 내도록 하되 고가주택 기준을 크게 낮춰 5억 미만의 1가구 1주택이나 농지 등 사업용 토지 등을 제외하고 예외 없이 오로지 금액대로 과세하면 된다. 

또한 공급 부족과 정책 불신이라는 원인을 없애기 위해 주택 공급을 서둘러야겠지만 서울에만 집중하는 고밀도 개발보다는 3기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인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문화, 교통, 교육, 의료 등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다주택자는 지방의 주택을 처분하고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서울은 집값이 치솟고 지방은 오히려 떨어지는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 자명하다.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으니 부동산 문제는 언제나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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