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이 해코지를 한다고 배척하기보단 사랑으로 한 번쯤 안아 주는 건 어떨까요?"

 비영리민간단체 ‘다산나눔공동체’ 윤철환(73)대표의 말이다.

 

그는 10년 가까이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결식노인이나 아동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화도읍에서 교도소 선교를 하면서 출소자들과 노숙인 7명을 집에서 돌봐주면서 그의 따뜻한 나눔은 시작됐다. 

 해방촌 노인들의 어려운 삶과 노숙인들의 열악한 상황을 접하면서 무료급식으로 선행의 영역을 전환한 그는 같은 해 3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화도읍 시장통에서 80여 명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선물하는 등 현재도 400여 명에게 온기를 전하고 있다.

 "처음엔 열악했죠. 다행히 시에서 공원부지 130㎡ 정도를 할애해 줘서 이용하시는 분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식사를 하실 수 있게 됐어요. 지금도 시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 않아요. 좋은 마음에 여러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윤 대표의 선행에도 아픔은 많았다.

 한 번은 새벽 2시에 전화가 와서 술값 37만 원을 갖고 자신을 데리고 가라는 노숙인이 있었다. 당시 파지를 주워 급식 비용을 충당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거부하자 흉기를 들고 찾아와 협박을 했다고 한다. 경찰이 출동해 일단락된 줄 알았던 상황이 시에 ‘노숙인들에게 한 달 5만∼6만 원만 주고 노동력을 착복한다’는 고발로 이어져 마음고생도 심했다. 

 4년 전엔 화도지구대로부터 "목사님 때문에 노숙인들이 안 없어진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어떤 시련과 오해도 감당할 수 있어요. 그저 ‘매일 무료급식을 해 드리고 싶다’고 늘 기도했어요. 모두가 쉴 수 있는 공간을 간절히 원했죠."

 다행히 올 1월 최재웅 화도수동행정복지센터 복지지원과장의 도움으로 정식 건축물에서 무료급식을 할 수 있게 됐다. 서울의 플랫폼사모펀드와 지역민들의 모금, 화도로타리클럽 등이 아름다운 선행에 동참해 준 결과다.

 그의 최대 소원은 밥차를 장만해 오지마을의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화도로타리클럽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해 주신다고 하는데, 막상 2.5t 트럭을 살 돈이 없어서 못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꼭 이뤄질 겁니다."

 윤 대표는 ‘나눔’에 대해 모두 공동체 의식을 중심으로 서로 부족함 없도록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사회 전반에 골고루 확산시킬 수 있는 ‘촉매제’라고 정의하며 오늘도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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