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자신을 옭아매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해방되면서 차기 대권의 유력한 주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 지사가 최근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선제적인 리더십을 보이며 지지율이 급반등하는 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판결로 그의 주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13일 발표된 전국 시도지사 직무평가에서 15개 시도지사(서울·부산 제외)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민선7기 2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평가에서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혼란 속에서 신천지 교단에 대한 단호한 행정명령과 선제적인 재난기본소득 도입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지율이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 지사가 2018년 7월 취임 당시 최하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에 경기도정을 우수하게 이끌면서 1위까지 반등하는 결과를 토대로 소위 ‘일 잘하는 정치인’이라는 스토리텔링도 만들어진 셈이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도 최근 증가하면서 1위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의 간격을 상당히 좁혀 가는 모습을 보여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향후 이뤄지는 여론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최근 실시된 한길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직전 여론조사보다 5.5%p 상승한 2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올라 직전 여론조사보다 4.5%p 떨어진 이낙연 의원(28.8%)과의 격차를 상당히 줄였다.

또 이 지사가 그동안 재판에 묶여 정치적 외연을 늘려 가는 데 한계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 판결로 인해 향후 행보도 더욱 활발해지면서 지지율 급반등도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여권의 대권주자들이 잇따라 낙마한 영향도 이 지사의 대권 행보에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약세로 점쳐져 왔던 당내 기반 측면에서도 지지층이 확산되면서 대권 출마를 위한 조직 확보에도 긍정적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대선의 시점이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에 따라 이 지사가 경기지사 재선 도전보다는 바로 대권 도전으로 직행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경기도청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 지사 측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기지사 직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지사는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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