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수돗물에서 유충 발생이 잇따르자 16일 인천시 서부수도사업소에서 관계자들이 주민들에게 나눠 줄 생수를 싣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지역 수돗물에서 유충 발생이 잇따르자 16일 인천시 서부수도사업소에서 관계자들이 주민들에게 나눠 줄 생수를 싣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의 안일한 대처가 수돗물 유충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붉은 수돗물 사태 수습으로 쌓았던 인천시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도 이번 유충 수돗물로 무너지며 상수도에 대한 시민 불신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현재 인천시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은 전날(101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194건이다. 지역별로는 서구가 151건으로 여전히 가장 많았다. 하지만 문제가 됐던 공촌정수장 수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미 부평과 계양구에서만 31건, 연수·남동구 8건, 그 외 지역에서도 4건이나 신고가 접수됐다.

시가 현장 확인 등을 거쳐 실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민원은 90건(75%)이다.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에서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충이 발견된 지역은 서구뿐이다. 이날 오전 중구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있었지만 시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공촌유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 중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나, 부평정수장 등 다른 곳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촌수계를 제외한 타 지역에서 유충이 나온다면 여름철 외부 유입이거나 정기 세척되지 않은 저수조·물통·수도꼭지 등에서 산란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역에서는 시의 안일한 상수도 관리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잘못된 정보로 서구가 아닌 부평구 등 타 지역에서도 유충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는 시민들도 많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시민청원은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조속한 원인 파악 및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게시되고 있다.

이는 안일한 초기 대응 등 시가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들이 무분별한 정보를 접하며 불안감을 키우는 동안 시가 신속하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적극적으로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등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처음 민원이 발생한 것은 지난 9일로, 10일까지 1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됐지만 미추홀콜센터 문의를 종합해 답변을 정리한 ‘Q&A’는 14일에야 시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시장 보고는 13일, 긴급 점검회의는 14일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특정 민원이 심각하게 일정 규모 이상으로 늘거나 파급력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는데, 이번 유충 문제는 초기에 상수도사업본부 선에서 처리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라며 "현재 수돗물에서 이물질만 봐도 불안해서 유충이라고 신고하는 경우도 있는데, 투명하고 신속하게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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