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포스트 코로나 선을 넘어 통하다] 교육계 돌봄사업 지자체 이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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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포스트 코로나 선을 넘어 통하다] 교육계 돌봄사업 지자체 이관 목소리
‘초등돌봄’ 학교 테두리 벗어나 복지 관점서 새롭게 정립해야
  • 전승표 기자
  • 승인 2020.07.20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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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초등학교에서는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돌봄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등으로 인해 늘어난 맞벌이부부와 생활이 어려운 가정 등 어린 자녀를 돌보기 어려운 학부모들에게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장기간 개학 연기 사태에 따라 돌봄교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긴급돌봄교실’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인력과 장소 등 문제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지며 ‘보육’의 개념인 초등돌봄교실을 ‘교육’의 영역인 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초등돌봄교실의 운영상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경기도 교육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초등돌봄교실.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초등돌봄교실.

 # 학부모 부담 절감을 위한 초등돌봄교실

초등돌봄교실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및 맞벌이가정 등의 증가로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2004년 도입됐다. 그해 전국 28개 교에서 ‘초등보육교실’로 시범운영된 뒤 2009년 300개 교에서 야간까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일돌봄교실’이 시범운영됐으며, 2010년 ‘초등돌봄교실’로 명칭을 변경해 확대 시행됐다.

현재 전용 또는 겸용교실 등 별도의 시설이 갖춰진 초등학교 내 공간에서 돌봄이 필요한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기 중 정규수업 이외 시간을 활용해 1개 교실당 20명 정원으로 운영 중으로, 대상 학년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 및 안전 관련 프로그램을 비롯해 급식까지 제공하며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맞벌이 또는 저소득층, 한부모 및 조손가정 등의 양육 부담을 경감하고 취약계층의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학기간에도 학기 중 참여 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경기도내에서는 2017년 2천824실(오후돌봄 2천681실, 저녁돌봄 143실) 5만5천824명에 이어 2018년 3천20실(오후 2천900실, 저녁 120실) 5만9천410명, 지난해 3천38실(오후 2천943실, 저녁 95실) 6만4천25명 등 매년 운영되는 초등돌봄교실과 참여 학생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등교개학이 지연된 올해의 경우 4천465실의 긴급돌봄교실에 3만1천619명의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운영(6월 15일 기준)됐으며, 오후돌봄 2천967실과 고학년형(3∼6학년) 방과후 연계형 돌봄교실인 ‘다함께 꿈터’ 515실에 모두 6만2천316명이 참여(4월 기준)했다.

경기도교육청이 가평 연하초등학교에 설치한 방과후 연계형 돌봄 ‘다함께 꿈터’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가평 연하초등학교에 설치한 방과후 연계형 돌봄 ‘다함께 꿈터’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 수년째 해결되지 않는 문제

초등돌봄교실의 운영 주체를 둘러싼 문제는 해묵은 얘기다. ‘보육’의 개념인 초등돌봄교실을 ‘교육’의 영역인 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초등돌봄교실 정책이 도입된 직후부터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학교 내 초등돌봄교실 운영과 관련해 현실적인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학교 시설 여건 및 행정 여력 등의 문제로 인한 학생 수 과밀과 일반교실 확보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교내 특별실을 일반실로 개편해 활용하고 있는 등 학교 내 추가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1~2학년 교실을 오전에는 정규교실로, 오후에는 돌봄으로 겸용하는 방안도 한계가 있다.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우선 1~2학년 교실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밀학교에서는 돌봄교실로 할애할 수 있는 저학년 겸용 교실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최근처럼 강하게 문제제기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개학연기로 운영된 수원시 한 초등학교의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다. <기호일보 DB>
개학연기로 운영된 수원시 한 초등학교의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다. <기호일보 DB>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개학이 늦춰지는 과정에서 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잇따르면서 교육당국은 ‘긴급돌봄’ 운영에 나섰지만,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일선 학교들에서는 돌봄교실을 운영할 인력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초등돌봄교실 도입 당시 교사들은 학습 준비와 생활지도 및 상담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돌봄전담사를 뽑아 학생들을 돌보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학교에서는 돌봄 담당교사가 지정돼야 하며, 돌봄전담사 부재 시 지정된 담당교사가 대신 돌봄을 맡아 운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교사는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올해 긴급돌봄의 경우에도 교육부는 무조건적인 운영을 지시하는 반면, 돌봄전담사들은 돌봄 업무만 담당하겠다며 거부해 어쩔 수 없이 교사가 투입됐다"며 "더욱이 온라인수업을 병행하는 긴급돌봄 참여 학생을 돌봐줄 인력이 부족해 궁여지책으로 학교에서 원격수업도우미를 채용하도록 했지만, 끝까지 구하지 못한 채 교사가 담당한 학교마저 있었다"고 토로했다.

# 교육현장과 소통 없는 정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학교 현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초등돌봄교실 사업의 주무부처 이관을 요청하고 있고, 학부모들도 짧은 돌봄시간 등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며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근 교육부가 그동안 법적 근거 없이 초등학교에서 실시되던 초등돌봄교실 업무를 방과후학교에 포함시켜 학교 고유 사무로 규정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입법예고하는 등 엄연한 보육 기능의 초등돌봄교실 사업을 교육 기능의 테두리에 포함시켜 교육당국의 주도적인 시행사업을 추진했다가 학교현장의 반발이 이어지며 마찰도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다함께 꿈터’의 모습.
경기도교육청 ‘다함께 꿈터’의 모습.

각 시도교육감이 관할 지역의 각급 학교에 방과후학교 운영을 위한 기본적 기준과 내용을 정해 제시하도록 한 해당 개정안에 대해 도내 교육계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돌봄교실 업무로 인해 교사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없었던 점 ▶담당 인력과 교사의 역할 및 책임 경계가 모호해 교내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한 점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현장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적인 입법예고가 이뤄졌다며 교육부를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계는 "돌봄교실은 복지 차원에서 지자체가 주체가 돼 지역 유관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직접 운영할 업무임에도 교육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당 사업을 지자체로 이관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오히려 정반대의 법률개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를 단행했다"며 "이는 교육부 스스로 공교육 기관인 학교를 보육기관으로 전락시키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현재는 교사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입법예고가 철회됐지만 여전히 돌봄교실에 대한 시각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회에서도 ▶교육부 장관이 5년마다 온종일 돌봄 기본계획 수립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은 연도별 온종일 돌봄 시행계획 수립·시행 ▶지자체장은 연도별 지역 온종일 돌봄 시행계획 수립·시행 ▶3년마다 돌봄 실태조사 실시 등을 골자로 한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되면서 학교와 교사들의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도내 교육계는 돌봄사업을 교육이 아닌 보육 또는 복지 관점에서 지자체가 주관해 운영하고, 주무관청도 교육부가 아닌 복지부나 여가부로 변경돼 사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현 ‘초중등교육법’에는 돌봄이란 용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며 "돌봄이라는 영역은 복지부의 ‘아동복지법’이나 여가부의 ‘아이돌봄지원법’에 따르고 있는 만큼 보육업무 전담기관을 통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사업 운영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법률적으로 봐도 교육은 교육부에서 담당하고, 돌봄 업무는 복지부나 여가부의 담당이 맞는데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공간이 학교로 들어오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정치적인 계산을 배제한 상태에서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깊은 고민을 통해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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