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포스트 코로나 선을 넘어 통하다] 코로나 시대 기본소득 이슈…찬반 논쟁 가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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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포스트 코로나 선을 넘어 통하다] 코로나 시대 기본소득 이슈…찬반 논쟁 가열 중
소득안전망 구축론 - 불가론 사이 접점 있는가
  • 임하연 기자
  • 승인 2020.07.20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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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낯선 일상의 풍경들이 이제는 당연한 우리의 생활이 됐다. 일상의 모든 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상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당연시 여겨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 온라인 등교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 증가 등 비대면 문화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낯설게만 여겨졌던 ‘기본소득’도 뉴노멀 시대 정책의 하나로 새롭게 부각되면서 어느새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복지정책 화두로 중심에 섰다. 

 특히 경기도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사태로 인한 가계 및 지역경제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보편성’에 기반한 ‘재난기본소득’을 시행, 기본소득 논의 가속화에 중점적 역할을 했다. 

 이제 막 공론화의 발판이 마련된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한다. 가속화되는 일자리 감소 속 소득 보장 정책의 일환으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과 기본소득 도입 시 감내해야 할 막대한 재정적 문제를 감안할 때 ‘전 국민 고용보험’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맞물려 논쟁화된 양상이다. 

 어떤 방향이든 전통적 구조에서 탈피한 정책적 패러다임의 전환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그 불을 댕긴 기본소득이 새 시대를 여는 등불이 될지 주목된다. <편집자 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슬기로운 소비생활 31개 시·군 데이트 출정식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슬기로운 소비생활 31개 시·군 데이트 출정식

 # 코로나19 사태 속 빛을 발한 ‘재난기본소득’…농민·농촌기본소득 등으로 한 발 더 나아가는 경기도의 기본소득 실험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마중물로 정부보다 앞선 올 3월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결정,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도의 재난기본소득은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것으로, 선별적 지원이 아닌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전국 광역지자체 차원의 첫 기본소득 모델이 됐다.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후 도내 소상공인·전통시장 등 연매출 10억 원 이하 지역화폐 가맹점의 매출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연구원의 ‘재난기본소득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매출을 100%로 가정할 시 지역화폐 가맹점 매출은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시작된 4월 6∼12일 118.2%를 시작으로 6주 평균 39.7% 증가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기간 재난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을 통한 경제적 효과는 입증됐다"며 "경제성장과 복지 확대가 양립할 수 있는 기본소득의 도입이 하반기 민선7기 경기도의 핵심 의제"라고 자신했다.

기본소득 국제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기본소득 국제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재난기본소득에 앞서 이미 만 24세 청년을 대상으로 연 100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등 자체적인 기본소득 실험을 이어온 도는 연내 농민기본소득으로 지원 영역을 확대한다. 나아가 도내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실증 실험’에 나서기로 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체적 방안은 10월 말 제시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실증 실험을 통해 기본소득 도입이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전 국민 기본소득의 확대 전 실시하는 사전 단계 성격의 실증 실험"이라고 말했다.

# 시대적 화두가 된 기본소득…셈법은 가지각색

기본소득은 국내 정치권에서 여야를 초월한 사회적 화두로 부상했다. 다만, 도입에 대한 찬반은 물론 기본소득 도입을 긍정하는 진영 내부에서조차 개념과 실현 방안 등을 두고 엇갈린 주장들이 나온다.

도정 핵심 키워드로 기본소득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연 20만∼50만 원으로 시작해 복지경제 효과와 국민 동의가 검증된 후 ‘증세’로 재원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적정 규모를 ‘월 50만 원’으로 제시, 최대 20년의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기본소득 목적세’를 늘려 가면 증세와 복지 증진, 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출범 현장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출범 현장

야권에서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슈 선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배고픈 사람이 빵은 먹을 수 있는 물질적 자유 극대화가 정치의 목표"라며 정치권의 기본소득 공론화에 물꼬를 텄다.

21대 국회에 처음 진출한 기본소득당은 매달 60만 원 규모의 기본소득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 종합소득과세, 토지보유세, 탄소세 등이 그 재원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반대도 적지 않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구상에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가 없다"며 "복지는 어려운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며 국민들에 20만∼30만 원씩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이자 경기도기본소득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1년 정도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국민투표를 통해 합의에 이른다면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기본소득이 가져온 소비 진작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국민들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고 이를 소비하면서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성화 정책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미국만 보더라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장기화될수록 소비는 위축되고 회복은 더디다"며 "국민 소비 증가를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은 도움이 된다.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1인당 월 30만 원 정도를 지급하는 방안으로 천천히 시작하면 된다. 이를 위해 연간 190조 원이 필요하다"며 "근로·임대·사업소득, 부동산 양도소득 등 개인에게 귀속되는 모든 소득의 10%를 ‘기본소득 목적세’로 신설해 약 140조 원을 마련하고, 불로소득인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0.5%의 세율을 부과함으로써 약 30조 원을, 또 탄소세 등 목적세를 만들어 30조 원을 추가한다면 약 200조 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설계할 때 기본소득 지급액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이들은 20%를 넘지 않게 하면 된다"며 "80%는 사실상 수혜를 보게 돼 증세에 합의도 이뤄지고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정부 차원의 도입이 어렵다면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 그 효과를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가적 도입이 어렵다면 실험을 해 보면 된다"며 "경기도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재원 마련 수단을 일부 지방정부에 이양해 도에서 우선 기본소득을 도입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하연 기자 lhy@kihoilbo.co.kr

사진=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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