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경기도내 많은 수출기업들의 자금 경색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준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장은 본보 창간인터뷰를 통해 경기도내 무역업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다양한 수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세부적인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본부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올 상반기 국내외 전시회와 해외사절단,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이 전면 취소됐다"며 "수출을 위해 할 수 있는 기존의 방식이 사라지면서 도내 수출기업들의 상황은 거의 부도 위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의 수출기업 전용 정책금융 자금 확대와 함께 수출기업의 경영상황을 고려해 조기에 결제자금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공급망 금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내 수출업무를 관장하는 박준 본부장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도내 수출 상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다음은 박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데, 도내 수출기업들의 상황은 어떤가.

▶5월 기준 경기도 수출은 445억6천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월부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5월 중 도내 수출은 85억5천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역대 가장 많은 23억6천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도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9곳이 코로나19로 인한 수출타격으로 자금 관련 애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수출업체들은 하반기에 운전자금 부족과 고용 축소, 생산 감소 및 중단, 신규 수출 곤란과 같은 자금 순환 절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부도 가능성마저 우려된다는 업체가 11.8%에 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주력 수출품목인 전기·전자제품, 기계류,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은 설비투자 및 제조업 정상화 지연, 수요 회복 불확실성으로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철강 및 비철금속 역시 보호무역주의 심화, 중국 등 신흥국의 공급과잉 등으로 업체들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운영 방향은.

▶도내 업체들이 직면한 애로들을 해소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 무역협회 경기남부지부 소속 9명의 수출현장 자문위원이 직접 업체를 방문하거나 전화 연락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업체들의 수출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기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 등 오프라인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간(B2B) 및 해외직판(B2C) 온라인 수출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거래 알선, 화상 수출상담회 지원사업 등 비대면 마케팅 지원사업으로 전환해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상치 못한 긴급상황 발생 시 기존 계획을 변경하거나 추가로 대비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연속성을 주고자 기존 지원사업을 신속하게 변경, 추진토록 하는 등 유연하고 속도감 있는 지원체계로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관련 대책과 전략은.

▶도내 수출업체들이 비대면 해외 마케팅 사업을 오프라인 마케팅 사업의 한시적 대체재로써가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필연적인 것으로 인지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이에 무역협회는 자체 B2B 온라인 수출플랫폼인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해 ‘온라인 비대면 상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를 통해 전 세계 185만여 개 바이어 데이터베이스(DB) 및 인콰이어리(구매제안)를 분석해 적합한 국내 수출기업을 연결해 줘 업체의 수출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경기남부지부 차원에서도 시흥시와 성남시 등 지자체와 협력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전문무역상사-제조기업 간 매칭 상담회’도 기존 대면 방식에서 온라인 화상 상담 방식으로 전환해 개최할 계획으로, 참가 기업에는 통역사와 샘플 발송비를 무료 지원하는 등 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 하반기 역점 사업은.

▶우선 일본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도내 중소기업 45개 사를 대상으로 9월 온라인 화상수출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3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하려다 코로나19로 취소된 2020 도쿄 한국상품전시회(G-Fair) 사업을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총 5일 동안 코엑스와 광교R&DB 화상상담장에서 일본 바이어 약 200개 사와 도내 기업 45개 사가 상담을 진행할 예정으로, 지역업체 수출활력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경기FTA센터와 공동으로 도내 1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아마존, 쇼피, 타오바오 등 온라인 플랫폼 판매를 지원한다. 5월 시작해 온라인 플랫폼 입점 시 주의사항 등을 포함해 6차례 교육을 실시했고, 현재 개별 업체들의 경쟁력 여하에 따라 초보·유망·심화로 나눠 맞춤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B2C 플랫폼 판매대행이나 입점 과정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업체별 필요한 지원을 일일이 모니터링해서 경기FTA센터의 B2C 플랫폼 관련 교육에 더해 무역협회의 업체 일대일 수출·관세 컨설팅, 무역실무 등 현장 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도내 수출기업들에게 한말씀.

▶코로나19 이후에도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앞다퉈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 세계경기 불황 등으로 통상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항상 대외 불안 요인에 주의해야 한다.

무역협회는 급변하는 대외 통상환경에 맞춰 설명회, 세미나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 제공을 해 드릴 예정인데, 기업들도 통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 시점에 창출되는 해외 수요를 잡기 위해선 비대면 산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글로벌 패러다임을 따라잡도록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또 비대면 수출계약의 보편화가 예상되는 만큼 무역사기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역협회는 수출기업들의 무역사기 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수출현장 자문위원들이 직접 매매제안서를 검토하는 등 찾아가는 방문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수출기업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부탁한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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