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일보가 어언 창간 32주년을 맞았다. 언론 암흑기를 걷어내는 한줄기 빛이 돼 1988년 7월 20일 창간호를 발행한 기호일보가 치열한 경쟁과 열악한 언론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명실상부한 수도권 제일의 신문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수도권 독자 제위께 거듭 감사드린다. 지역언론을 선도하며 지령 9049호를 발간하기까지 매순간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오늘의 작은 성취는 오로지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의 관심과 배려 덕분이다. 

그동안 기호일보는 인천·경기 시·도민의 눈과 귀가 되어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대변하고, 건강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갈등을 지양하고 통합과 상생을 지향하는 바른 언론의 길을 구현하고자 꾸준히 정진해 왔다. 그러나 정론을 펼치면서 지역 여론 소통의 광장을 마련하겠다는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때로는 현실에 안주해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음도 또한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 이젠 명실공히 중견 언론으로서 수도권 발전과 국민 통합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정론직필의 정도를 지켜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 코로나 위기 함께 극복해야 -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가히 꼬인 실타래 형국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가운데 내부 갈등과 분열, 정치 무능, 경제 위기 등 우리 사회 어느 한 곳도 안정되지 못한 채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를 혼돈에 빠뜨리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채 장기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에 놓였다. 정부는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불가능하며, 향후 1∼2년 이상 코로나19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보건기구도 코로나 사태는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당장 전 세계가 몰두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진 독감처럼 코로나와 동거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의 장기화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일상에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경제활동·사회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불편한 일상을 감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국가재난의 위기에 놓였지만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를 이겨낸 것처럼 위기가 닥칠 때마다 쓰러지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해왔다. 이번 재난 상황도 일상생활과 방역관리를 조화시켜 지속적으로 억제하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정론직필의 언론상 구현 

지방분권 시대를 맞고 있는 오늘날 지방신문의 역할은 막중하다. 언론의 사명인 사실을 보도하는 역할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다해야 참된 본분을 다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언론이 보였던 관행을 지양하고 지역언론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예리한 시각과 통찰력을 항상 견지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총선 결과는 집권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여권과 야권 모두에 무거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나치게 자만하지 말아야 하고, 반면에 야권은 더욱 크게 반성해야 한다. 이젠 대선 레이스다. 앞서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 비극적인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서울시장 등 대선에 버금갈 주요 보궐선거도 치러질 예정이어서 정국은 크게 요동칠 것이다. 따라서 여야 각 정당은 무조건 편 가르기부터 할 게 아니라, 지금의 민심을 제대로 읽어 진영논리를 벗어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 협조해야 한다.

지금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화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평화와 상생의 정신이 필요한 때다. 이에 기호일보는 공정하고 투명한 보도를 통해 지역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 주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 지난 세월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생존에 급급해 민초들의 삶의 현장을 소홀히 한 적도 없지 않았나 반성하며, 우리 사회를 단절시켜온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의 시대로 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성찰하는 참언론의 길을 걸을 것이다. 다시 창간의 초심으로 돌아가 사시인 ‘공정’ ‘책임’ ‘정론’ ‘진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더욱 ‘강하고 사랑받는 신문’으로 거듭날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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