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불합리한 행정경계 조정 ‘결실’
상태바
수원시 불합리한 행정경계 조정 ‘결실’
주민 편의 먼저 생각 ‘땅 교환’으로 해묵은 불편 해소
  • 박종대 기자
  • 승인 2020.07.22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시가 "시민 편의보다 더 우선시되는 가치는 있을 수 없다"는 기치 아래 인근 지자체와 범적으로 행정력을 발휘, 그동안 시 경계에 놓여 각종 생활 불편을 겪어 왔던 주민들의 행정경계 조정이라는 염원을 잇따라 이뤄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자치분권이 강조되는 시대에 주민을 위한 현장 중심의 본보기 행정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시민 만족도가 높은 행정사례로 꼽을 수 있다. 수원시가 그동안 진행해 온 행정경계 조정 노력과 결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의왕시 경계 조정 주민설명회.
의왕시 경계 조정 주민설명회.

# ‘불편 요소 사전 차단’ 화성시 경계 조정

오는 24일 수원시와 화성시가 19만8천825㎡의 면적을 교환한다. 이로써 화성시 반정동을 주소로 거주하고 있는 550여 명의 주민이 수원시로 편입된다. 6년 전부터 시작된 행정경계 조정의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이다. 수원시와 화성시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정사무 인수인계 및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 조정 논의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30년 수원도시기본계획을 승인받으면서 경기도 및 국토교통부로부터 ‘화성시 행정구역을 포함한 종합적인 개발계획 수립’을 권고받으면서부터다.

화성시와 수원시가 맞닿은 원래 경계는 기다란 ‘n자 모양’으로 삼면이 수원시에 둘러싸여 있는 형태다. 이 구역에서 망포4지구와 반정2지구 등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됐다. 기다란 막대기 모양의 화성시 부지가 수원시를 파고든 모양새여서 공동주택을 분양해 입주할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이 행정적 업무를 처리하려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옆 아파트 주민은 가까운 수원시의 주민센터를 이용하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3㎞나 떨어진 화성시 진안동 주민센터를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원시는 ‘주민 편의’를 최우선으로 두고 적극 행정경계 조정에 나섰다.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과 협의를 수차례 거치며 조정 논의에 나섰으나 두 지자체의 의견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계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재해 달라"던 염태영 수원시장의 호소가 절실했다.

수원시는 화성시와 버스 노선 확충 등 공동협력사업에 대해 적극 검토하는 등 화성시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끝에 2019년 12월 수원시와 화성시, 경기도의 공동협약 체결을 끌어냈다.

이후 제반 행정처리를 거쳐 ‘경기도 수원시와 화성시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이 올해 6월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6월 23일 공포가 이뤄졌으며 이달 24일 경계조정령이 시행되면 행정경계 조정이 완료된다.

수원시는 편입 주민들에게 환영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25일 신동 수변공원 원형분수광장에서 음악회를 개최해 편입 주민들이 인근 지역 주민들과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원·화성시 경계조정 구역 지도
수원·화성시 경계조정 구역 지도

# ‘7년 만에 이뤄진 숙원’ 용인시 경계 조정

2019년 이뤄진 용인시와의 행정경계 조정도 주민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행정 노력의 결정체였다.

수원시와 용인시의 경계지역에 유독 ‘U자 형태’로 파고들어간 지형이 존재했다.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속한 경계였다.

문제는 해당 지역에 청명센트레빌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민들이 입주를 시작한 2013년 이후부터 이 단지에 살게 된 초등학생들은 246m 거리의 학교를 두고 1.19㎞나 떨어진 초등학교를 가야 했다는 점이다.

학교에 가려면 8차로 도로를 횡단하는 길이 유일해 사고의 위험도 늘 도사렸다. 학군이 행정경계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행정경계를 조정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이에 수원시는 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해 실무회의와 단체장 면담, 수차례 조정 등을 진행했지만 경계 조정은 세수와 인구, 면적 등이 다양하게 얽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당시 답답하고 절박한 마음이 염태영 시장의 국민청원으로 이어져 시민의 공감대 및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

답보상태에 빠졌던 2017년 6월, 염 시장은 ‘광화문 1번가’(정책제안 플랫폼)에 경계 조정에 관한 정책제안을 올렸고, 그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도 청원을 등록했다. 불합리한 행정경계 조정을 위해 직접 정부에 건의하는 방식으로 이슈화한 셈이다. ‘수원시장이 용인시민의 불편 해소에 앞장서는 것이냐’는 일부 불평도 ‘주민편의’를 우선하는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후 물꼬를 튼 논의는 2019년 4월 18일 협약을 맺고, 관련법의 입법예고와 공포 등의 과정을 거쳐 9월 13일 드디어 주민들이 수원시로 편입되는 결실을 맺었다.

용인시와의 경계 조정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행정경계 조정의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7년 만에 숙원을 해결하게 된 청명센트레빌 주민들은 마을 잔치를 열어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 준 염태영 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시와 용인시가 행정구역 경계 조정 협약을 맺고 있다.
수원시와 용인시가 행정구역 경계 조정 협약을 맺고 있다.

# ‘수면 위에서 지상으로’ 의왕시 경계 조정

수원시와 인접 지방자치단체 간 최초의 경계 조정은 의왕 왕송호수로 인해 이뤄졌다.

2011년까지만 해도 수원시 입북동과 의왕시 월암동에 걸쳐 있는 왕송저수지 수면 위로 행정구역이 형성돼 여러 가지 불편이 야기됐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준설 및 수질개선사업, 재해 예방을 위한 정비계획 수립 등을 진행해야 할 경우 수원과 의왕 두 도시에 모두 승인을 받아야 했고, 자체 사업을 진행할 때도 행정절차가 이원화돼 원활하지 못 했다.

결국 한국농어촌공사 측에서 왕송저수지 행정구역 조정을 건의해 본격적으로 행정경계 조정 논의가 시작됐고 실무 협의와 현장방문, 실태 확인,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2012년 8월 행정구역 경계 조정에 관한 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왕송저수지 수면을 지나는 비합리적인 경계는 저수지 경계를 따라 자연스럽게 조정됐고, 의왕시 월암동에 속했던 구불구불한 지역경계 일부가 고색~의왕 간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구분됐다.

# ‘합리적 재획정’ 수원시내 경계 조정

수원시내 구나 동 등 행정구역의 경계를 합리적으로 재획정하려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시는 택지개발 등에 따라 같은 공동주택 단지의 행정구역이 상이해 혼선이 발생하거나 기존 동 간 경계가 지형 변경으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을 찾아 조정할 계획이다.

그 뿐만 아니라 주택정비사업 등 개발이 진행될 때 주민들의 편의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재개발사업이 2개 동에 걸쳐 진행될 경우 입주할 주민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동의 경계를 명확하게 획정하는 노력 등이 포함된다.

염 시장은 "경계 조정의 기본 원칙은 주민 불편 해소여야 한다"며 "24일 행정경계 조정 시행으로 화성시에서 수원시로 편입되는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수원시 제공>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