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로 복귀한 기성용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럽 리그를 돌고 돌아 국내 무대로 복귀한 기성용은 이날 차근차근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

11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K리그로 컴백한 기성용(31·FC서울)이 ‘제2의 전성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기성용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K리그에 다시 서려고 그동안 많이 노력했는데 드디어 오게 돼 행복하다. 팬들에게 좋은 축구, 만족하실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성용은 올해 초 K리그 복귀설이 제기됐지만 친정팀 서울과의 협상 난항과 갈등 속에 불발된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거쳐 21일 입단을 확정지었다.

그는 "여러모로 과정 등에서 아쉬운 게 있긴 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월 스페인으로 떠나며 구단에 불만을 토로하고 향후 K리그 복귀를 다시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날 입단식과 기자회견에선 지난 일을 털어낸 모습이었다.

기성용은 "코로나19 때문에 스페인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떠난 뒤에도 K리그 복귀에 대한 생각을 늘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2차 협상에서 서로 이해를 넓히게 됐다"며 마음을 돌린 계기를 전했다.

40분가량의 입단 기자회견 동안 그는 ‘동기부여’라는 말을 여러 번 썼다.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 유니폼을 입고 유럽에 진출한 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정신없이 살았으나 지난해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선수로서의 동기부여가 떨어졌고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새로운 동기부여에 대해 고민한 것 중 하나가 K리그였다. 팬들이 매주 저에게 큰 기대를 하고, 미치지 못하면 비판도 받지 않겠나"라며 "K리그에서 큰 동기부여를 갖고 하면 ‘제2의 전성기’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뉴캐슬이나 최근 거쳐 온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경기에 자주 뛰지 못했다. 게다가 스페인에서는 발목 부상도 겪었던 터라 당장 국내 그라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3년 반의 장기 계약을 맺고 돌아온 만큼 기성용도 지속해서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서두르지는 않을 참이다.

기성용은 "지난 1년은 축구인생에서 겪어 보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저를 돌아보는 충전의 시간이 됐다. 부상은 심하지 않고, 지금은 밖에 나가서 뛰고 있다. 100%가 아니더라도 8월에는 경기장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복귀 시기를 점쳤다.

그는 "마지막으로 풀타임을 뛴 게 지난해 4월 (잉글랜드에서)리버풀과의 경기였다. 이렇게 오래 쉬어 본 적이 없어서 언제 감각이 올라올지 궁금하다. 몸 상태가 온전히 돌아왔을 때 팀에 도움이 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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