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올 2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욱 커져 가는 실정이다.

 경기도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이 시점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라는 구원투수가 나섰다.

 경기도와 경상원은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 줬다.

 지난해 11월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만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 조직된 경상원은 지난 5월 이홍우 원장이 취임하면서 시즌2의 문을 열었다.

 이 신임 원장은 "도내 150만 자영업 종사자들이 사지에 내몰려 있는 이 시점이 정치와 행정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도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2개월이 됐다. 소감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처해 있는 현실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임을 느낄 수 있었다. 99%의 상인들의 눈물과 한숨 속에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취임 이전에 생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나마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과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통해 상인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었지만 여기서 멈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증명해 내야 하는 시점이다. 

원장 취임 후 2개월여는 경상원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소명의식을 깨닫는 시간이 됐다.

-재난기본소득을 통해 경기도 지역화폐에 대한 인지도가 급격히 늘었다. 지역화폐를 더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은.

▶정책발행 지역화폐를 포함해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충전한 금액 등 1조2천600억 원이 발행돼 지금까지 누적된 발행액은 2조5천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매출 10억 원 이하의 자영업자들에게 실제 지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지역화폐는 골목에 돈이 돌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재난기본소득은 도민들과 자영업자들이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우선 ‘지역화폐라는 것이 있었구나’를 느끼면서 지역화폐를 알게 됐고, 기본소득에 대한 개념도 인지하는 기회가 됐다. 결국 현실정치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골목에서 느끼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10조 원까지 가야 한다고 본다. 현재 지역화폐 충전 시 제공되는 인센티브 10%를 위해 국비·도비·시비가 매칭돼 있는데, 상인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화폐 인센티브로 특별한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 그러면 도민들이 지역화폐를 꽤 많이 활용하실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됐던 이천 장호원 지역에 많은 지원을 했는데 반응은.

▶사기막골에 가서 상인회장과 만났다. 장호원상인회도 이재명 지사가 얘기했던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런 것이 공정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희생하시는 분들에게는 그에 맞는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이 행정의 균형이다. 경상원은 장호원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화 지원을 위해 경영환경개선사업 특별 지원을 진행 중이다. 5월 총 288개 사가 신청했으며, 최종 선정된 178개 사를 대상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영향을 받은 소상공인이 많은데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은.

▶현장에서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상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되고 잠시 웃음을 되찾았다고 한다. 실제 BC카드사의 카드 이용 통계를 보면 30%가량 늘어난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기도가 실시한 재난기본소득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화폐였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현재는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전과 같은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번에 지급된 재난기본소득이 일시적인 진통제 효과를 냈다면 이제는 2차 재난기본소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난기본소득을 통해 경기지역화폐가 이전보다 많이 활성화됐다. 이 기회를 통해 많은 도민들이 경기지역화폐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 동네 골목상권 및 전통시장으로 돈이 돌아 코로나19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기관과 차별화된 경상원만의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우선 경기도만이 시장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기관으로 경상원을 설립했다는 것 자체가 차별화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경상원의 대표적 정책은 경기지역화폐이다.

또 한 가지를 들자면 골목상권 조직화 사업이다. 지난해 선정된 곳 중 150곳을 올해 재선정해 추가 지원하고, 신규로 100개 조직을 만들어 총 250개 골목상권에서 조직된 상인회를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이전에도 어려웠지만, 코로나19로 더 힘들어진 지금 혼자 남겨졌다면 버티기 힘들 것이다. 조직화되고 똘똘 뭉쳐 함께 어려움을 이겨 낼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면 코로나19 또한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은 막대한 자금과 갖춰진 조직을 통해 코로나19 같은 위기에서도 그나마 대응이 가능하지만 소상공인은 그렇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경상원이 지원하는 골목상권 조직화 사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경제가 시작되면서 소상공인들이 입점하는 온라인몰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도움을 요청하기조차 어려운 군소 상인들에 대한 지원 계획은.

▶상인연합회조차 구성되지 않은 골목상권과 경제적 약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300여 곳에 대해 조직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1단계로 300여 업체가 참여하는 총 10개 조직을 구성했는데, 2단계 사업으로는 골목상권에 있던 이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창구로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도 공공기관 북부 이전 등과 관련해 향후 조직 운영 계획은.

▶경상원이 남부에 있든 북부에 있든 크게 중요치 않다. 현재 5개 센터로 돼 있는 구조를 31개로 늘려 도내 각 시·군마다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센터를 마련, 근거리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에서 상인들과 밀착해 눈높이를 맞춰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기 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있다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창업과 경영상의 어려움, 폐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동안 소상공인들이 방치돼 왔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정확한 시장 분석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다. 도내 자영업의 경영 역량을 키워 내기 위해 창업과 운영, 폐업에 이르는 과정을 포괄하는 세밀하면서도 정확한 빅데이터를 사활을 걸고 만들어 볼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도내 소상공인·전통시장 상인·골목상권 등 자영업자들이 내일에 대한 걱정 없이 행복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사진=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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