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주디
106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캘리포니아 이민 전문 변호사 ‘주디 우드’는 미국에 망명을 요청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아세파 아슈와리’의 변호를 맡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세파가 본국으로 추방당하는 즉시 살해될 것이란 걸 알게 된 주디는 아세파를 보호하려 하지만, 여성을 약자로 보지 않는 미국의 망명법으로 인해 아세파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영화 ‘세인트 주디’는 정치적 위협은 보호하지만 이슬람 여성이 겪는 위협은 보호하지 않는 미국의 망명법을 뒤집기 위해 끈질기게 투쟁하는 변호사 주디 우드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1990년대 초 소녀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만으로 탈레반에 의해 투옥됐던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여성 교사는 미국의 망명 제도를 통해 신변을 보호받고자 하지만 미국은 성차별에 의한 위협이 정치적 견해에 따른 박해일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그에게 추방 명령을 내린다.

명예살인이 비일비재한 이슬람 국가 여성에게 이 같은 명령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변호사 주디 우드는 전 세계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변론을 결심한다. 이 사건을 통해 미국 내 망명 제도가 시작됐던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망명 제도 아래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을 인정받게 된다.

이 같은 선례를 남기며 약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수천·수만 여성의 목숨을 구해 낸 주디 우드는 이후로도 이민 전문 변호사로서 미국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은 물론 미국 전 법무부 장관 제프 세션스가 이민항소위원회(BIA)의 판결을 뒤집고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망명을 불허한 사건에 목소리를 내는 등 인권 보호와 관련된 여러 사건에 30년이 넘는 세월을 바치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헤로인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은 물론 미국 HBO 인기 드라마 ‘트루 디렉티브’ 시리즈를 통해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 또한 검증받은 배우 미셸 모나한이 혼자서 세상을 바꾼 변호사 주디 우드로 변신했다.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무게감 있는 오라를 발산한 그는 원톱 주인공이자 극의 구심점 역할인 주디 우드를 훌륭히 소화해 평단과 대중에게서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또한 커먼, 알프리드 몰리나, 알프리 우다드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총출동해 탄탄한 드라마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줬다. 이 영화는 29일 개봉한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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