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참을 만큼 너를 사랑하니까
전은주(꽃님에미) / 라이프앤페이지 / 1만5천800원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영어 그림책의 기적」 등을 쓴 육아계의 트렌드세터 전은주 작가가 3년 만에 신작을 펴냈다. 이번에는 그림책 태교다. 

 저자는 태교를 아기 교육이 아닌 부모 교육이라고 말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기존의 라이프스타일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데 그 변화의 고됨을 견디기 위해, 그리고 그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해 임신 기간 동안 부모 중심 태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나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기에 그림책만큼 훌륭한 안내자도 없다고 한다.

 그림책 태교는 실전 육아 현장을 미리 경험해 보는 예행연습이 되기도 한다. 저자 역시 그림책을 읽으며 육아를 배우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육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그림책들과 함께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 다정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육아 조언이 담겨 있다. 아이를 맡겨야 하는 직장맘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그림책, 엄마·아빠의 말공부가 되는 그림책 등 모든 것이 서툰 초보맘들에게 꼭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맥주도 참을 만큼 너를 사랑하니까」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설렘과 불안 사이를 오가는 예비맘, 초보맘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가다. 자신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이들에게 임신과 수유 기간 동안 맥주도, 커피도, 하이힐도 참는 그 마음만큼 엄마의 사랑도 자라고 있다고, 서툴러도 괜찮다고, 좀 더 자신 있게 행복해지라고 다정하게 말해 준다.

 저자는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고령 임신에 기형아 트리플 검사에서 두 항목이나 수치가 높아 불안한 날들을 보냈고, 둘째는 일곱 번의 인공수정 실패 끝에 만났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아기들이 이제 고3, 중2가 됐고, 임신 기간 동안 매일 울며 지냈던 어린 엄마는 이제 아이를 키우며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돼 가고 있다고 말한다.

 20여 년간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이 깨달음의 시간들이었고, 그 20년의 깨달음을 모은 책이 바로 「맥주도 참을 만큼 너를 사랑하니까」이다. 이 책은 예비맘과 초보맘의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다독이고, 좀 더 행복한 육아의 길로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도록 힘껏 도와줄 것이다.

동물 기계
루스 해리슨 / 에이도스 / 2만 원

동물복지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동물 기계」는 영국의 동물복지 활동가였던 루스 해리슨이 당시 유행처럼 번져 나가던 새로운 공장식 축산 시스템 아래 사료를 먹고 고기를 만드는 기계로 전락해 버린 농장동물들의 비참한 삶을 직접 조사하고 농부, 축산업자, 정부 관계자, 과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료를 수집해서 쓴 책이다.

이 책은 공장식 육계 시설, 도계장, 배터리 케이지, 육우 축사 등 밀집식 사육시설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축산업에 관계된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을 균형감 있게 소개하고, 여기에 반박하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들을 담았다.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일레인 스토키 / IVP / 2만1천 원

"여성 세 명 중 한 명이 살면서 학대와 폭력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끔찍한 인권침해임에도 가려진 채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이 시대의 세계적 유행병 중 하나다." 이 책은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의 말로 시작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의 면면을 자세히 보고하고 고발한다. 여성 폭력 피해자들의 증언을 직접 듣고 각종 통계자료들을 모아 정리했으며, 피해자들의 치유를 돕는 운동 및 국제 단체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 책의 목표는 저자가 책 말미에 썼듯 시급히 폭력을 멈추는 것, 치유와 회복적 정의에 모두가 나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진정한 완성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사회·경제·문화·정치 시스템 안에 반(反)성폭력 문화를 만드는 것, 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하는 것, 인간 인격성에 대한 공격에 맞서는 것 등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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