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인천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주차장에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이 서구 수돗물 유충 사태로 인해 제주도로부터 지원받은 생수를 지역 아동센터에 전달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지난 29일 인천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주차장에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이 서구 수돗물 유충 사태로 인해 제주도로부터 지원받은 생수를 지역 아동센터에 전달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지역 ‘수돗물 유충 사태’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보상 문제가 또 다른 현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수돗물 깔따구 유충은 지난 9일 첫 민원 발생 이후 21일 만에 발생 건수 ‘0’건을 기록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9일 하루 동안 지역 수돗물에서 나온 유충 추정 물체 21건에 대해 국립생물자원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모두 깔따구 유충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유충 발견 누적 건수는 변동 없이 256건이고, 민원 발생 지역 수질 모니터링에서도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돗물 유충 사태가 심화된 이후 24시간 동안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동안 유충이 가장 많이 발견된 날은 14일 55건으로, 하루 평균 20건의 유충이 발견됐다. 그러다 27일과 28일 각각 2건의 유충만 확인되고, 30일에는 아예 발견되지 않는 등 사태 마무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상황이 진정되면서 이번에는 ‘보상’ 문제가 현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도 마무리 단계에서 주민 보상 논의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앞서 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대략적인 보상 방안에 대해 반발이 일자 "현재는 수질 정상화가 먼저로, 사태 마무리 이후 보상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23일 시가 안내한 보상 내용에는 생수 구입비 지원은 제외됐다. 대체 용수가 필요한 가정에는 해당 지역 수도사업소를 통해 미추홀참물 또는 K워터를 배부하는데, 이마저도 실제 유충이 발견된 피해 가구만 요청할 수 있다. 저수조 청소 비용 및 필터 구입비 등 기타 비용 지원도 유충이 나온 주택·가구로만 한정됐다.

서구·부평구 등 주민들은 한 달여간 수돗물 유충 문제로 불안이 컸고, 시가 수돗물 음용을 자제하라고 해 생수를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유충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피해지역 모두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제주도가 보내온 2L 생수 2만736병(41t)을 29일 부평·계양·서구 복지시설 및 지역아동센터에 지원했다. 시설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피해지역에 위치한 만큼 생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서구지역 한 주민은 "동네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데 그대로 수돗물을 마시는 가정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라며 "대부분 가정이 생수와 필터를 구매했고, 특히 음식점 등 자영업자는 코로나19와 겹쳐 더 어려움을 겪은 만큼 제대로 된 보상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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