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각종 도서와 문서, 기록 및 출판물 따위의 자료를 모아 두고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경기도내에는 254개 공공도서관(공립 251곳, 사립 3곳)과 26개 어린이도서관(공립 25곳, 사립 1곳) 등 총 280개 도서관이 운영 중(올 1월 기준)이다.

 이와 별개로 경기도교육청은 수원과 의정부 등 5개 지역에 각 한 곳의 교육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교육도서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공공도서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지역 교육공동체와 함께 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을 비롯해 각 학교도서관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 가운데 화성지역 독서서비스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화성교육도서관은 ‘꿈과 즐거움, 미래가 있는 열린 도서관’을 목표로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독서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편집자 주>

‘도서관 주간’ 프로그램.
‘도서관 주간’ 프로그램.

# 오랜 시간 주민 곁을 지켜온 지역 대표 공공도서관

경기화성교육도서관은 2006년 경기도립발안도서관으로 개관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도서관 운영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특성에도 불구, 많은 국민들은 비싸기만 한 책을 구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면서 도서관에 대한 요구가 강했다.

이 때문에 각 지역에서는 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들이 생겨났고, 경기도 역시 ‘경기도립도서관’이라는 명칭의 교육청 소속 도서관들이 운영을 시작했다.

교육청 소속 도서관들은 지역의 공공도서관 및 대표도서관 역할을 수행했다. 공부할 환경이 마땅치 않은 시민들을 위해서는 열람실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문해교육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도 나섰다. 평소 마음껏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선도적으로 도서대출서비스 등도 실시했다.

화성교육도서관 역시 2007년 2월 경기평생학습관 지정에 이어 같은 해 6월 자유열람실을 증축 개설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했다.

이후 각 지자체별로 자체 공공도서관 확충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지자체 운영 도서관과 교육청 운영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차이점을 혼돈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경기도교육청은 2018년 두 도서관의 차별화를 위해 도서관 명칭에 ‘교육’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면서 지금의 경기화성교육도서관으로 개칭했다.

건물총면적 2천372㎡,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화성교육도서관은 종합자료실·어린이실·로봇체험학습관 등의 ‘자료실’과 자유열람실·문화강좌실·독서나눔방·학교지원실 등 ‘평생학습공간’ 등을 운영 중이다.

또 일반·아동도서와 협력문고, 다문화·국외서 등 11만546권의 ‘도서’와 DVD 및 전자자료 등 8천421종의 ‘비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화성교육도서관은 ‘지역 교육공동체의 역할을 포용하면서 학교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고자 ▶정보봉사 기능 강화 ▶독서진흥사업 확대 ▶평생교육 및 문화활동 활성화 ▶학교도서관 지원 ▶효율적 사업 추진을 위한 시스템 정비·지원 등을 중점 추진 중이다.

# 평생독서 기반을 위한 학생 대상 서비스 지원

2000년 초부터 학부모 등 국민들 사이에서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일선 학교마다 학교도서관 설치가 시작됐다. 그러나 도서관 운영 경험이 없던 학교들은 도서관 시설 구성에 대한 정보는 물론 어떤 책을 구비해야 할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도내에서는 이미 도서관 운영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지닌 교육도서관들이 전국 최초로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지역주민 대상 서비스가 중심인 지자체 도서관과 달리 교육적 목적이 강조되는 교육도서관의 차별성을 살려 시설과 장서 및 운영 프로그램 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지원이 이뤄졌다.

화성교육도서관은 매년 화성과 오산지역의 사서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 및 신규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를 중심으로 도서관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서 미배치교의 학교도서관 운영을 위해 교사와 학부모 자원봉사자, 도서부 학생 등 운영 인력을 대상으로 ‘학교도서관업무지원시스템(DLS)’ 사용법을 비롯해 자료 정리 등 기본적인 운영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또 각 학교도서관 담당자와의 협의회를 통해 학교도서관 현장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독서교육 프로그램 등 다각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화성·오산지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 프로그램인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비롯해 ‘작가와의 만남’ 등을 실시해 내실 있는 학교현장 독서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창의체험 독서문화교실 ▶여름방학 독서문화교실 ▶진로 독서문화교실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도서관 독서문화교실’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적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미래인재 양성이 요구되면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학교도서관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도서관 운영도 교육도서관의 정체성을 살려 학생 중심의 자료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학교교육 지원을 위한 독서교육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 청소년과 어린이 권장도서 수집은 물론 교육과정 연계 자료 수집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수·학습자료 수집 등에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이다.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아두이노에 대한 기초 내용을 지도하는 학생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안녕? 아두이노’ 수업 모습.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아두이노에 대한 기초 내용을 지도하는 학생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안녕? 아두이노’ 수업 모습.

# 다양한 재능기부 및 자원봉사 활성화

화성교육도서관에서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성인과 학생 등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운영되는 활동과 자원봉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학부모 동화구연 자원봉사동아리 ‘동화샘’의 ‘찾아가는 인형극 순회공연’이다.

2010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동화샘’은 어린 학생들의 독서 진흥을 위해 구성된 학부모 자원봉사자들로, ‘동화구연지도사 과정’과 ‘인형극 제작 실무과정’ 등의 교육을 이수한 뒤 직접 제작한 인형극을 화성·오산지역 초등학교에서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화성교육도서관은 매년 2∼3월 동화샘 회원을 모집한 뒤 독서 지도 및 공연활동과 관련된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찾아가는 인형극 순회공연’ 외에도 도서관 현장학습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독서에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동화구연 및 독후활동인 ‘동화샘이 들려주는 행복한 책 속 세상’과 매년 9월·12월 도서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과 인형극 및 마술공연 등을 선보이는 ‘인형극 공연’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화성교육도서관은 2011년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도서관 자원봉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평생교육 프로그램 수강을 통해 조직된 성인 학습동아리와 지역 중·고등학교 동아리 등이 직접 운영하는 재능기부 활동으로, 성인 학습동아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드게임으로 만나는 창의수학’ 및 북아트 재능기부 봉사자들의 ‘북아트와 만나는 시간’ ▶도서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미술인문 학습동아리의 ‘미술 궁금수다 발간’ 등 6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학생 재능기부 프로그램은 ▶향남고 로봇특기생이 초 5∼6학년을 대상으로 로봇 및 전자 프로그램 제어의 핵심인 아두이노의 기초 내용을 지도하는 ‘안녕? 아두이노’ ▶향남고 다문화 동아리가 초등 1∼5학년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려 주는 ‘다문화 어깨동무’ ▶향일고 학생들이 초등 1∼3학년생을 대상으로 독서교육을 실시하는 ‘꿈 놀이터’ 등 4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함께 만드는 도서관 교육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이용자 중심의 도서관 서비스 제공 기회를 확대하고 있으며, 재능기부자에게는 자아실현 및 성장 기회 제공으로 평생학습 의욕을 고취시킨다.

이 밖에도 화성교육도서관은 ▶자료실 운영 내실화 ▶맞춤 정보자료 제공 ▶무인대출·반납시스템 및 무인반납함 운영 ▶도서관 속 미술관 운영 등 다양한 지역주민 대상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또 ▶초등 4∼5학년의 진로 탐색 등을 위한 ‘초등 독서교실’ ▶방학별 특강 프로그램 ▶방과 후 학생 독서 프로그램 ▶어린이 독서퀴즈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독서 진흥 및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 문영순 경기화성교육도서관장 인터뷰

"이제는 교육도서관의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해야 할 때입니다."

37년간 도서관 업무를 담당해 온 문영순 경기화성교육도서관장은 경기도교육청 산하 교육도서관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도내에는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서관과 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육도서관이 혼재돼 있지만 대부분의 도민들은 두 도서관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계 내부에서는 교육도서관에 대해 공공도서관의 역할보다 학교도서관 운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더 강조하기도 한다.

 문 관장은 "과거에는 각 학교들이 도서관 운영 노하우는 물론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운영할 전문인력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교육도서관에서 지원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학교에 전문인력이 충원된 상황"이라며 "이들을 중심으로 한 교과과정과 독서교육을 접목한 학교도서관이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교육도서관은 학교도서관 운영의 주도적 역할이 아닌, 온전한 지원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며 "교육청 소속 기관이라고 해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관장은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며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주민 이용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프로그램과 시설을 발굴·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사진=<경기화성교육도서관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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