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이 떨어지는 골목길 등 지역 곳곳을 누빌 ‘인천형 순환버스’의 이름이 ‘인천e음버스’로 사실상 확정됐다. 일부에서는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천시정의 방향성을 가장 잘 나타냈다는 평가다.

2일 시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7일까지 인천시민들을 대상으로 ‘인천시 순환버스 명칭 공모’를 실시한 결과, 인천e음버스가 금상을 수상했다. 2위는 ‘이음버스’, 공동 3위는 ‘(인천)두루두루버스’와 ‘누리버스’가 차지했다.

오는 12월 31일 도입될 인천시 순환버스는 원도심과 신도시의 대중교통 소외지역을 위한 ‘생활밀착형’ 대중교통이다. 버스 노선이 다니지 않는 원도심 골목길이나 신규 택지 내 아파트 등을 잇는 버스로, 마을버스보다도 더 작은 단위다. 시는 8개 구에 각각 1대 이상의 순환버스를 운행하고자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지역 순환버스 노선 신설은 최근 진행된 시민설명회 등에서 주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시내버스 노선 개편 외에도 시민들에게서 순환버스 신설 노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이를 종합 및 검토해 늦어도 10월께는 지역 특성에 맞는 순환버스 노선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는 노선 확정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을 담은 순환버스 명칭 선정을 추진했다. 지난달 17일까지 총 113개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이 중 중복 아이디어 24개를 제외한 89개 명칭에 대해 1·2차 심사 투표를 거쳤다. 그 결과 ‘인천시민을 이어주는 이음버스’라는 의미의 인천e음버스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인천만의 특색이 담긴 명칭이길 바란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표기가 다르긴 하지만 ‘이음버스’는 이미 김포시가 취약계층을 위한 ‘이음택시’와 함께 출퇴근시간 입석 불편을 줄여 주는 통근버스 명칭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한강신도시를 연결하는 순환버스로 ‘한강이음버스’가 운영 중이기도 하다.

인천의 한 주민은 "순환버스의 의미나 지역적 특성을 담은 이름도 많을 텐데, 지역화폐에 이어 ‘또 인천e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모를 거쳤음에도 독창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표기도 그렇고 지역화폐 플랫폼도 그렇고 ‘인천e음’은 단순히 ‘이음’과 달리 인천이 서로 이어진다는 의미의 고유 명칭이 돼 가고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며 "일단 선정은 마무리됐고, 큰 변동이 없다면 인천e음버스가 그대로 순환버스 명칭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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